러브스토리- 그 뒤 이야기

이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 세상을 떠난 25살의 여자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What can you say about a twenty-five year old girl who died?)” 명문 하바드 대학에 다니는 올리버는 엄청 부자에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는 엄친아이다. 반면에 래드클리프 여대에 다니는 제니퍼는 가난한 말라깽이 여학생이다.

현실 속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이 두 사람은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올리버는 까칠하고 거친데 비해 제니퍼는 명랑하고 예의 바르다. 여자 주인공은 캔디처럼 씩씩하다. 어라? 이런 설정은 어디서 본 듯하다. 그렇다. 바로 지금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자주 써먹는 “신데렐라” 스토리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드라마와 차이가 있다면 이 소설에서는 남자의 엄마가 훼방을 놓는 것이 아니라 남자의 아버지가 결혼을 반대한다. 게다가 여자 주인공이 백혈병으로 죽는다. 소설은 웃기다가 결국 슬프다. 만약 이 소설을 읽으면서 울지 않는 다면 당신은 이미 속세에 많이 물들었다는 뜻이다.

이 소설이 벌써 50년 전에 나온 소설이니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들의 원조 격이다. 그만큼 진부하고 낡은 이야기이지만 이 소설은 아직도 여러 장점들이 있다. 우선 전체 분량이 짧다. 작가는 무슨 말인지도 모를 군더더기 묘사를 싹 빼고 대화체로 빠르게 이야기를 진행한다. 원문인 영어로 읽으면 더욱 재미있다. 가령 결혼한 후 올리버와 제니퍼는 서로 “bitch” “bastard”이런 욕을 섞어서 부르는데 그 용어들을 번역하면 아무래도 느낌이 달라지는 것 같다.

소설이 빅히트하자 바로 그해 1970년에 영화로도 만들었는데 영화도 대박이 났다. 주연 배우 들은 당시 청춘 스타였던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우였다. 급히 제작한 것 같지만 어쨌든 소설 못지 않게 잘 만들었다. 누구든지 이 아름다운 영화를 보지 못하고 죽으면 되게 억울할 것 같다.

그런데 작가인 에릭 시걸은 나중에 큰 잘못을 해서 독자들로부터 엄청 욕을 먹었다. 러브 스토리의 후편인 “올리버 스토리 (Oliver Story)”를 쓴 것이다. 작가가 야심 차게 출판한 올리버 스토리는 올리버가 재벌인 여자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데, 내용 상으로도 좀 이상하여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한 편 영화에서 풋풋했던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우에 흠뻑 빠진 사람들은 그 후 그들의 사생활에서 들려오는 안 좋은 소식들로 크게 상처 받았다. 뭐 영화는 영화니까.

원작 “러브 스토리”에는 너무나 멋진 표현들이 나오는데 그 중 몇 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사랑은 미안하다고 할 필요가 없는 것이야 (Love means not 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 고마워 올리.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말이었다 (Thanks Ollie. Those were her last words)
  • 그 때 나는 아버지 앞에서, 특히 아버지의 품에 안겨서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을 했다. 울어버렸다 (And the I did what I had never done in his presence, much less in his arms. I cr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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