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흑인일까? 백인일까? 흑백 분리 정책속 딜레마

프리덤 라이드 (Freedom Rides)

미국의 민권 운동가이고 하원의원이던 존 루이스 (John Robert Lewis)가 2020년 7월 17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특히 이른바 “프리덤 라이드 (Freedom Rides)” 사건으로 1960년대의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그 당시 미국 남부는 백인과 흑인들이 같은 버스에서 타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다. 부득이 같이 탄다면 흑인 자리와 백인 자리를 분리해야 했는데 프리덤 라이드는 백인과 흑인들이 같은 버스에 섞여 앉아 수도인 워싱턴 D.C. 에서 남부로 여행하는 것이다.

이 같은 프리덤 라이드는 미국 남부에서 엄청난 분노와 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버스를 공격하거나 북부에서 온 학생들을 납치해서 죽이기까지 했다. 남부인들은 자기들의 고유한 생활 양식을 북부의 양키들이 간섭한다고 생각했다.

공격받은 프리덤 라이드 버스

이 문제를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세상에는 백인과 흑인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 남부에서 흑백 분리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미국의 남부에는 오직 “백인 (white)”과 “유색인 (colored)”의 구별만이 있었다. 아시아인들은 어디에 속했을까? 그렇다. “유색인”이다.

유색인의 차별이란 손님이 식당이나 상점에 들어갔을 때 사람들이 냉대하거나 무시하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차별을 말한다. 이렇게 법으로 규정된 차별을 하지 않으면 누구라고 감옥에 가는 것을 제도화된 차별이라고 한다.

심지어 이때는 주미 한국 대사가 백인 운전기사와 남부를 방문하면, 주미 한국 대사는 흑인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백인 기사는 백인 식당에서 각각 밥을 따로 먹어야 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와중에서 일본인들은 자기들이 “유사 백인”이라고 주장하며 백인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놀랍게도 일부 백인들이 이를 인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길거리나 식당에서 가슴에 “유사 백인”이라고 써 붙이고 다니지 않는 이상 일본인들도 일상적인 차별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 때 미국을 방문하거나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여성들이 겪었을 삼중 차별을 생각해보았다. 그 여성들은 (1) 유색인이므로, (2) 외국인이므로, (3) 여자이므로 엄청난 차별과 냉대를 받았을 것이다. 그때는 그냥 살아가기도 참 힘든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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