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한국 시리즈 – ③ 강남 특권은 세다

강남에 있는 고급 주상복합단지인 타워팰리스로 상징되는 강남의 고급 주거 시설들은 상징적으로 견고한 요새(fortress)를 연상시킨다. 강남의 거대한 고층 아파트와 주상복합은 주변과 조화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압도한다. 강남의 고급 아파트들이 추구하는 것은 주변 환경과의 소통(communication)이나 조화(balance)가 아니라 주위를 압도하는 위용(dominance) 이다.

강남의 대표적인 고급 주거 시설인 타워팰리스는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구룡 마을을 뒤로하고 높게 치솟아 있다. 이런 고급 아파트들은 주민들이 그 안에서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쇼핑, 레저, 금융, 오락에 대한 모든 시설이 갖추고 있어 주변 환경과 굳이 연결되거나 조화를 이룰 필요가 없다. 타워 팰리스는 주변 환경과 조화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차별되는 다른 세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단절과 차별이 바로 강남의 고급 아파트가 그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물(landmark) 로서 입주민들에게 남다른 자부심과 긍지를 제공하는 바탕이 된다.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과 우리는 다르다는 자부심으로 자기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강남의 생활 패턴은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선망과 시기의 복잡한 반응을 낳고 있다. 패션에 있어서는 이른바 “청담동 며느리풍”이라고 불리는 유행을 창조할 정도로 첨단 유행에 있어서 강남 주민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을 이끌고 나가는 문화 선도자(trendsetter)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의 집값은 대체로 호황에 민감(boom sensitive)하고 불황에 둔감(recession proof)하다. 이것은 강남 집값이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지만 설사 다른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어도 강남의 집값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곳의 집값이 뚝뚝 떨어지는 불황에도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지역보다 강남이 살기가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강남에는 국가의 핵심 인프라가 상당수 밀집되어 있다. 강남에는 그저 아파트와 학교, 시장 등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주거 시설 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문화, 법률, 체육 등 주요 인프라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아마도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모든 정부가 모두 강남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그 결과 포스코 빌딩, 아셈타워, 스타타워가 밀집한 테헤란 밸리를 포함하여 강남은 전국 어디 보다 고층 건물이 많은 지역이 되었고 앞으로도 자금 서울시가 추진하는 것처럼 압구정동 등 한강 수변 지역 초고층화 사업이 활발해지고 또 다른 지역의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강남에 있는 고층 건물의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현재 강남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타워팰리스(264m)이지만 이 외에도 강남에는 삼성동 그린게이트웨이(114층), 잠실 국제컨벤션콤플렉스(121층),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110층)이 속속 들어서게 된다. 초고층 건물을 세우는 일은 단지 돈과 계획 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초고층 건물을 세우려면 우선 법률에 저촉이 되지 않아야 하며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강남에 세워지는 초고층 건물들을 세우는 일은 설사 법률에 저촉되어도 문제없다.

정부가 관련 법이나 정책을 고쳐서라도 강남의 고층 건물에 대해 건축 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 임기 중 몇 번이나 남북간 무력 충돌 사태를 겪었고 이전 정권 들보다 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공군의 반발을 무릅쓰고 잠실의 롯데월드 옆에 무려 123층에 달하는 초고층 롯데 수퍼 타워의 건축 허가 승인이 내려졌다.

이 건물은 원래 112층으로 하기로 했는데 건물이 지나치게 높아서 인근 성남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공군기의 사고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공군 측의 반대가 심하였기 때문에 지난 몇 년 동안 어느 정부도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문제였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으로 안보 문제가 강조되는 와중에서도 어느 틈엔가 롯데 측이 건물의 층 수를 오히려 11층이나 높여 123층으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점이 그저 놀라웠다. 초고층 건물이 앞 다투어 세워지는 강남과 다른 지역의 격차는 소득과 같은 경제적 측면 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들에서도 이미 크게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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