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로이가 여기 있었다

Kilroy Was Here by Luis Rubio from Alexandria, VA, USA

제이차 세계 대전 중 미군 병사들 사이에 유행했던 놀이로 여기저기에 “킬로이가 여기 있었다 (Kilroy Was Here)” 라고 낙서를 하는 것이 있었다. 킬로이가 누구인지 또 누가 먼저 이런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또한 저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 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미군 병사들이 머물거나 지나간 자리마다 곳곳에 이런 낙서가 남았다는 것이다. 젊은 병사들은 이런 재미있는 낙서를 하면서 잠시 나마 전쟁의 공포를 잊었을 것이다. 독일의 히틀러는 이 낙서가 유럽 대륙에 있는 연합국의 간첩 조직과 관계가 있다는 의심을 했다고 하고 소련의 스탈린은 연합국 정상 회담을 하러 왔다가 귀빈용 화장실에서 이 낙서를 보고 “도대체 킬로이가 누구야?” 라고 주변에 화를 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이런 장난을 할 정도의 여유를 찾았다는 것은 어쩌면 앵글로색슨인들의 특유의 기질인 듯하다. 같은 전쟁에서도 나치 독일이나 소련의 병사들은 전쟁에서 이기고 있을 때조차 그런 여유를 보이지 못했다. 영국인들과 미국인들은 그런 면에서 확실히 독특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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