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도 강남 좌파가 있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주장하던 전 부통령 엘 고어는 공화당으로부터 강남좌파의 전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미국의 강남 좌파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어쩌면 제인 폰다일 것이다. 미국에서 “강남좌파”를 부르는 명칭에 “제인폰다 민주당원 (Jane Fonda Democrat)”이란 말이 있을 정도이다. 부친 헨리 폰다 (Henry Fonda)”의 후광으로 쉽게 할리우드에 진입한 제인 폰다는 성적 매력을 바탕으로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여 인기를 얻었다. 폰다는 그런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급진 좌파의 선봉에 섰다.
1972년 폰다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던 베트남전쟁 중에 미국의 적이던 북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제인 폰다는 미군의 북베트남 폭격을 비난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북베트남을 더이상 괴롭히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때 미국의 언론들은 폰다를 “하노이 제인”이라고 불렀다. 제인 폰다는 전쟁내내 하노이에 있는 공산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며 미군 병사들의 사기를 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이후에도 폰다는 환경 문제, 아랍 전쟁, 미국원주민 문제 등 거의 모든 사회 문제와 정치 문제에 개입하여 좌파적 주장을 활발하게 펼쳤다. 하지만 1980년이 되어 미국에서 보수주의가 인기를 끌자 제인 폰다는 갑자기 정치적인 문제를 벗어나 “살빼기 운동 (work-out)” 비디오를 제작하여 엄청난 돈을 벌었다. 80년 대에 베트남 전쟁중 반미 활동에 대한 질문을 쏟아지자 폰다는 마침내 1988년 “지난 전쟁 때 나의 행동으로 상처를 주었다면 유감이다”라고 간단히 사과하며 이로써 지나간 과거를 잊자고 주장했다. 급진 좌파의 상징이던 제인 폰다는 그동안 쌓아올린 엄청난 재산을 바탕으로 지금은 화려하고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