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전 레닌그라드 포위전을 생각하며

레닌그라드의 빵배급
레닌그라드의 빵배급

러시아의 12월은 항상 어둡고 춥다. 하지만 러시아 사람들에게 1941년의 12월은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1941년 6월 나치 독일이 러시아 국경을 넘어 진격한 이래 소비에트 연방 군은 계속 패배와 후퇴를 거듭하고 있었다.  소련 제 2의 도시 레닌그라드 (지금의 상트 페테르스부르크)도 독일군에게 포위되었다.

소련군의 결사적인 항전으로 도시의 함락은 겨우 면했지만 히틀러의 명령에 의해 도시는 완전 봉쇄되어 외부로부터 단절되었다. 1941년 9월 8일부터 무려 2년 4개월에 걸친 레닌그라드 포위가 시작되었다. 도시가 봉쇄되자 가장 큰 문제는 식량이었다. 굶주림과 폭격으로 약 3백만 여명의 시민과 병사들이 죽었다고 한다. 나날이 줄어드는 식량 배급량으로는 사람들이 도저히 생존할 수가 없었다. 먹을 것이 없어서 거의 정신 이상 상태가 된 사람들은 쥐, 고양이, 개는 물론 모든 동물을 잡아먹고, 나중에는 시체를 먹었다. 물론 살아있는 사람을 죽여 그 고기를 먹었다는 주장도 있다.  어린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제일 먼저 희생되었다. 가족들의 눈앞에서 아이들과 노인들이 굶어 죽어갔다. 사람이 죽어도 추운 겨울이라 굳은 땅을 파고 매장할 힘이 없어서 대부분의 사체들은 그저 한 곳에 쌓아두었다.  굶주림과 공포로 온 시민이 집단 히스테리 상태에 놓였지만 끝까지 항복은 하지 않았다.

레닌그라드의 아이 시신
레닌그라드의 아이 시신

나중에 소련군이 반격해서 독일 영토에 진입했을 때 소련 병사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독일 침공 시기에 소련 국민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추운 겨울 80년 전 레닌그라드의 시민들이 겪었던 굶주림의 아수라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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