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전쟁 중 중국인들은 얼마나 열심히 싸웠을까? 중국은 지난 전쟁에 관련해서 일본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 1931년 만주 사변이 터지고 그 후 1945년 전쟁이 끝날 때까지 중국 각지에서 15년 동안 총성이 멎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일본군이 중국 땅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국민당과 공산당은 변방으로 쫓겨가 거센 일본군의 공격을 겨우 겨우 막아내는 형편이었다.
그러면 일본군 치하의 중국은 어떤 상태였을까? 공식 발표에 따르면 1937년부터 8년 동안만 계산해도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중국군 병사 3백만 명이 죽고 150만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민간인 사상자의 숫자는 무려 1700 만 명이다. 이 중에는 중화민국의 수도 남경에서 학살당한 30만 명의 시민들도 포함되어 있다. 중국이 일본을 싫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 숫자를 보자. 우리나라는 한일 강제 병합부터 해방 때까지 일제에 의해 희생된 숫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3.1 만세 사건, 징용이나 지원병으로 희생된 분들의 숫자를 모두 더해도 우리나라 희생자의 숫자가 중국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조선은 나라가 망해서 정규군도 없는데도 일반인들이 모여 봉오동 전투나 청산리 전투를 치루고, 그마저 안되자 개인들이 권총을 들고 나서고, 폭탄을 들고 일본의 거물들을 죽였다. 그 숫자가 너무 많아 지금 다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강제 병합 이전의 안중근 의사나 김구 선생을 비롯하여 일제 강점기에는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강우규, 나석주 이런 분들이 자신이 죽을 줄 알면서도 망한 나라의 원수를 갚겠다고 나섰고 결국 이 분들은 장렬하게 순국했다.
그러면 15년 동안이나 일본인들에게 죽고 빼앗기고 당한 중국인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항일 열사들이 주저없이 폭탄을 들고 일본군에게 뛰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런 사람은 얼마 없다. 중국 정부는 요즘 몇 년마다 한 번씩 “항일 열사” 명단을 발표하는 데 그 숫자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어쨌든 위키피디아에 있는 중국 정부의 공식 항일 열사 명단을 보니, 전부 군인들이고 민간은 거의 없다. 그 것도 항일 노래를 작곡했다 사람들을 선동했다 이런 것은 있어도 폭탄을 안고 적진에 뛰어들었다는 사람은 없다. 물론 비슷하게 폭탄을 던지 사람은 있지만 이 사람들은 한간, 그러니까 친일파 중국인을 공격했다. 그러고 보니 한간을 공격하거나 죽인 사람은 꽤 많지만 정작 일본인들을 공격한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일본과 중국이 15년 간이나 혈투를 벌이는 동안 적어도 150만 명의 일본군과 250만 명의 일본인 민간인이 중국에 살고 있었는데, 중국의 항일 열사들은 왜 이 들을 공격하지는 않고 그대신 같은 중국인들을 공격한 걸까? 또 그 기간 동안 수 십 만 명의 중국인들이 일본에서 살고 있었는데, 왜 단 한 명도 이봉창 의사가 한 그런 일, 그러니까 일본 왕에게 폭탄을 던지는 일은 하지 않았을까?
1932년 윤봉길 의사의 의거가 있은 후 중화민국의 장개석 총통이 “중국의 100만 대군도 해내지 못한 일을 조선인 청년이 해내다니 정말 대단하다.” 라며 감탄하였다는 것은 유명한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치열한 상해 전투 끝에 일본군이 점령한 상해에서, 버젓이 공원에 일본인 민간인들이 모여 일왕의 생일과 소위 상해 전투의 승리를 기념식을 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그 때 현지 중국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면 일본이 민간인들을 모아 놓고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군은 늘 그랬듯이 일반 중국인이 행사장에 폭탄을 던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록을 보면 목숨을 걸고 항일 투쟁에 나선 일반 중국인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불행한 팩트이다. 지금 중국 정부는 마치 항일전에 모든 중국인들이 열성적으로 참여한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그런 역사 왜곡으로 팩트를 감출 수는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