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불황 탓인지 부쩍 동네에 미장원들이 많이 생겼다. 미장원이나 치킨집은 서민들이 창업하기가 비교적 쉬운 업종에 속한다고 한다. 미장원에 가면 원장님들이 솜씨를 부려 멋진 머리를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원장님들이 오랜 연구 끝에 새로 만들어낸 헤어 스타일에는 저작권이 있을까? 답을 먼저 말하자면 불행히도 헤어 스타일에는 저작권이 없다.
아니, 작곡가도 저작권이 있고, 화가도 저작권이 있고 소설가도 저작권이 있는데 왜 헤어스타일리스트에게는 저작권이 없는 것일까? 그 것에 대해서는 긴 이야기가 있지만 여기서는 그저 헤어 스타일에는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 짚고 넘어가자. 저작권이 없다는 말은 아무나 베낄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지금은 옆집 미용실에서 내가 오랫동안 연구해서 만들어낸 헤어 디자인을 베끼더라도 원칙적으로는 내가 저작권법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어떻게 보면 유독 헤어 스타일에 저작권이 없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다. 앞으로 독창적인 헤어 스타일에 대한 노력과 창의성을 인정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헤어 디자이너 또는 헤어스타일리스트들의 지위가 더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