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와 같은 길을 걷지 말아야 할 K방역 정책

스탈린그라드에서 항복한 독일병사들
스탈린그라드에서 항복한 독일병사들

스탈린그라드를 포위하여 함락 직전까지 이르렀던 독일군 정예 제 6군이 1942년도 11월에는 소련군의 역습으로 오히려 포위되었다. 이제 고립된 독일 제6군의 수 십만 병사들은 보급이 끊어진 채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다. 누가 봐도 후퇴 명령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히틀러는 “현 위치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절대로 후퇴를 허락하지 않았다. 한 때 군사 천재라고 불리던 히틀러는 도대체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내렸을까?

바로 전 해인 1941년, 모스크바 근방까지 진출했던 독일군 제 16군 10만여 병사는 소련군 북서전선군의 반격을 받아 뎀얀스크 (Demyansk)부근에서 포위되었다. 하지만 독일군은 포위망을 뚫고 후퇴하거나 탈출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버티면서 소련군의 공격을 3개월이나 막아냈다.

비록 독일군은 포위되었으나 제공권을 가지고 있던 독일 공군은 큰 어려움 없이 포위 기간 동안 무려 59,000 여 톤의 물자와 수 만 명의 병력을 포위망 안팎으로 날랐다. 이 때문에 제 16군은 큰 어려움 없이 방어선을 굳건히 지키면서 5월까지 버텼으며 결국 5월에 독일군은 포위망을 뚫고 본진과 합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뎀얀스크의 성공은 히틀러에게 잘못된 낙관론을 심어주었다. 히틀러는 스탈린그라드의 제 6군도 뎀얀스크의 제 16군처럼 공중 수송을 통해 보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고 또, 공군 원수 괴링도  공중 보급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히틀러를 안심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스탈린그라드는 뎀얀스크가 아니었다. 더 이상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한 독일 공군은 약속한 양만큼 물자를 수송하지 못했으며, 고립된 채 보급을 받지 못한 독일군은 처절한 대치를 하다가 결국 1943년 2월에 항복했다. 이로써 스탈린그라드는 독일군의 악몽이 되었으며 그동안 연전연승하던 독일군에게 결정적인 패배를 안겼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초반,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국경을 닫지 않고 코로나를 억제하여 이른바 “성공적인 K방역”을 자랑했다.  이제 와서 그 달콤했던 승리의 기억과 세계의 찬사를 잊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에서 시작된 변종이 일본에 까지 퍼진 지금, 유독 한국만 과거처럼 영국인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아무런 입국 제한을 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자만이라고 할 것이다.

지금은 2020년 초반과는 상황이 다르므로 그 때의 성공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미 한국에서는 매일 천여 명의 확진자들이 나오고 있으며 백신의 접종도 몇 달이나 기다려야 하는 데 이미 변종 바이러스가 코 앞까지 와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나간 성공에 취해있지 말고 히틀러의 실패로부터 2021년 방역의 교훈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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