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의 작품 “찹 수이 (Chop Suey)”는 미국에서 대공황이 시작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이 바뀌게 된 1929년이 시작되기 직전의 뉴욕에 있는 한 중국 음식점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무척 비슷해 보이는 두 여인이 보입니다. 햇볕이 쏟아지는 창가에 앉은 두 사람은 매우 짙은 화장을 한 듯합니다. 화장이나 옷차림으로 보아 그 시대의 “잇 걸(it-girl)”으로 보입니다. 어떤 이는 사실 한 여인은 다른 여인의 도플갱어라고 합니다. 이런 것은 상당히 상상력이 큰 해석이군요.
“찹 수이”는 비록 발음이 우리나라 “잡채”와 비슷하지만 사실은 채소 같은 것들을 얻은 볶음밥으로 미국에서 만든 미국식 중국 음식입니다. 물론 가격이 싼 음식이지요. 식당 밖 간판 글자를 보면 두 여인은 찹 수이 전문 식당에 온 듯합니다. 왜 그런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들은 죄다 쓸쓸하네요. 두 여인은 멋진 옷과 최신 유행의 모자를 쓰고 있지만 활기가 넘치기는커녕 주가 폭락으로 완전히 망한 사람들처럼 어깨가 쳐져 있군요. 사실 이 그림이 그려진 1928년은 미국에서 주식 시장이 최고 호황을 누리던 때였습니다. 이 그림은 2018년에 무려 9200만 달러에 매매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