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노년이 되어
김 정 우
도둑처럼 몰래 온 노년
오늘도 한 뭉큼 약을 털어 넣고
양지쪽 창가에 앉아
연신 무릎을 주무르며
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린다
정신없이 달려온 인생
아쉬움도 후회도 많지만
차차 희미해지는 기억 탓인지
이제는 그저 모든 게 꿈만 같네
약해지는 몸에 갇힌
정신이 아직
이 늙은 몸에 익숙지 않아
오늘도 잠 설치는
노년의 새벽
몸이 늙으면 마음도 늙어야 하거늘, 그렇지 못한 현대의 노인들은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지금의 노인들은 과거 우리가 알던 과거의 노인들과는 다를 것이다. 그런 신 노인층이 전세계에서 점차 숫자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