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구치소 사태에서 영화 벤허의 갤리선 죄수들을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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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벤허"의 갤리선 죄수들

영화 “벤허”에 보면 로마의 전투함이 전투 중 침몰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그 배의 바닥에는 많은 죄수들이 족쇄에 묶인 채 노를 젓고 있었다. 이 많은 죄수들은 배가 침몰할 때 족쇄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고 울부짖으며 익사하게 된다. 너무나 참혹한 장면이었다. 그런 끔찍한 일이 지금 동부 구치소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0년 1월 3일 현재 동부 구치소 관련 확진자의 숫자가 무려 1,000 명을 넘었다. 국가 권력에 의해 갇혀있는 상태에서 무방비 상태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야 했던 사람들이 희생된 것은 절대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다.

19세기라면 모를까, 21세기 한국에서 이런 끔찍한 사태가 장기적에 걸쳐 일어났다는 것은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다. 확진자 숫자가 1,000 명을 넘도록 도대체 법무부는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공무원들은 코로나가 창궐하던 지난 1년 동안 구치소의 비상사태에 대해 미리 준비를 하기는 커녕, 막상 문제가 발생하자 오히려 문제를 더 크게 만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죄인들을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라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지만 구치소는 교도소가 아니다. 구치소는 원칙상 미결수, 그러니까 아직 재판 중이라 죄가 있는 지의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시설이다. 이들 중 어떤 사람은 유죄 판결을 받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난다.

형이 확정될 때 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점을 감안하면, 구치소에 있는 미결수 들은 일반 시민과 법적 신분상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미결수들의 두발 상태도 당사자가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동부 구치소의 미결수들은 물론 그 가족과 친지들의 마음은 참담할 것이다.  갇혀 있는 사람들을 국가 기관이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충격적이며 민주적 행형 제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법무부는 이런 사태에 대해 반드시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혹시 잊었을까 말해 두건데, 미결수들은 결코 로마 시대의 죄수가 아니며, 지금은 벤허가 있었다는 로마 시대로부터 무려  2,000 년이나 지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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