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아이의 슬픈 이야기: 뭉크 “병든 아이”

Edvard Munch
Edvard Munch "The Sick Child" (1907)

위그림은 노르웨이가 자랑하는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 (Edvard Munch)의 작품 “병든 아이(The Sick Child)”입니다. 이 그림은 어린 시절에 세상을 떠난 작가의 누나 소피를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그림의 제목은 “병든 아이”인데 바로 병들어 있는있는 어린 소녀를 그린 것입니다. 뭉크는 평생 이 주제의 그림을 여섯 개나 그렸습니다.

이 그림은 약 137 cm x 139 cm 정도의 크기의 유화입니다. 그림에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왼쪽에는 바로 뭉크가 말한 누나 소피가 침대에서 반쯤 일어나 있습니다. 소피는 어깨까지 금발을 한 소녀입니다. 오른쪽을 보고 있어서 우리는 그녀의 옆 얼굴만을 볼 수 있습니다. 소피의 뒤에는 큰 베게가 있는데 소피는 그 베게에 기대서 윗 몸을 일으킨 것입니다. 소피는 짙은 감색 옷을 입고 배부분에는 이불을 덮고 있습니다.

소피의 오른 쪽에는 이모가 소피의 왼손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습니다. 엄마가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이모가 대신 소피를 돌보는 것이지요. 소피는 그림의 오른쪽을 보고 있습니다. 그림의 맨 오른쪽에는 검은 커텐이 약간 보입니다. 그 것은 바로 근처에 와있는 죽음을 나타낸 것이겠지요 이모는 어두운 색의 머리에 어두운 색의 긴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림에는 두 사람과 침대가 꽉 차있고 그 밖에는 침대 옆 그러니까 그림 맨 왼쪽 아래에 살짝 보이는 어두운 적색 탁자와 그림의 오른쪽 아래에 약간 보이는 탁자가 전부입니다. 왼쪽 탁자에는 약병 같은 것이 보이고 오른쪽 탁자 위에는 물이 반 쯤 담겨져 있는 유리 전이 보이네요. 전체적으로 그림은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기 보다는 붓질이 거칠기 때문에 우리는 소피의 표정을 잘 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림은 불안하며 우울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거칠게 묘사를 했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이 그림이 아직 완성되지 못한 작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림에서 두 사람이 잡은 손이 그림의 정 중앙에 있는데 그 것이 그림의 주제입니다. 차마 말로 다 못하는 슬픔과 애처러움이 이 손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그림에서는 인물의 표정으로 감정을 나타내는데 이 그림에서 소피의 표정은 담담해 보이고 이모가 고개를 숙이고 있기 때문에 이모의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모는 차마 소피의 얼굴을 똑바로 보기 어려운 것이겠지요.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아이들을 돌보아준 이모는 이제 소피와 작별해야 합니다. 엄마처럼 소피도 결핵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소피는 이제 숨도 쉬기 어려운 듯 보입니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병이 깊어져서 이제 세상을 떠나려는 어린 조카에게 이모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손을 잡아주는 것 밖에 없으므로 이모는 손을 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이모는 아마도 억지로 울음을 참고 있겠지요.

그런데 이 그림이 더욱 슬픈 이유는 바로 소피 때문입니다. 소피는 다가오는 죽음을 보고 있으면서도 담담한 듯 보입니다. 어린 소녀는 이제 병과의 싸움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지 슬픔이나 공포라기 보다는 마치 얼이 빠져있는 듯 보이기도 하고 또 마치 슬퍼하는 이모를 오히려 달래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겪어서 일까요? 소피의 이런 표정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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