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하루의 시작- 페이르메르 “우유 따르는 하녀”

Johannes Vermeer
Johannes Vermeer "Het melkmeisje (The Milkmaid)" 1660

유럽의 작은 나라 네델란드가 인류에 기여한 많은 것 중에 페이르메르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17세기에 그가 남긴 작품들은 아직도 사람들을 매혹시킵니다. 그의 작품 “우유 따르는 하녀”에는 살짝 통통한 하녀가 그 당시에는 귀중품이었던 우유를 조심스레 따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그림은 1660년경 완성된 것으로 크기는 45.5 cm × 41 cm 정도입니다.

그림의 배경은 창밖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합니다. 그림속 탁자 옆에는 젊은 여인 한 명이 우리를 향해 비스듬이 서있습니다. 그녀는 큰 몸집인데다가 꽤 튼튼해 보이는데 바로 페이르메르가 말한 하녀인 듯합니다. 하녀는 완쪽 탁자를 향해 서있는데 오른 손으로는 꽤 커보이는 물병의 손잡이를 들고 왼손으로는 물병의 주둥이 부분을 조심스레 잡고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 물병 속의 우유를 탁자위에 있는 항아리에 따르는 중입니다. 우리는 항아리로 떨어지는 우유를 정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만 해도 우유는 고급 사치품이었습니다 비싼 우유를 조금이라도 흘릴세라 그녀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뚜렷합니다. 어쩐지 가늘게 흐르는 우유에서 “쪼르륵” 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아마도 그녀는 집안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모양입니다. 이 집의 오늘 아침은 빵 덩어리와 우유이군요. 하녀의 뒷 편에는 그저 하얀 벽인데 왼쪽 창가에 네모난 망태기와 주전자가 걸려있습니다.

페이르메르의 그림이 대체로 그렇듯이 이 그림은 그 당시 네델란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때 네델란드는 아시아와 활발한 교역을 통해 많은 물자가 쏟아져 들어오고 사람들의 삶도 날로 좋아지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중산층도 하녀를 둘 수 있었을 테지요. 그리고 탁자 위에 가득한 먹을거리도 바로 넉넉한 살림살이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하녀들의 보수는 그다지 좋지 않은 모양이네요. 우유를 따르는 하녀의 표정은 아침부터 힘들다는 티가 역력하고 그녀의 옷은 좀 남루하거든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인지 그녀는 어쩐지 피곤해 보입니다. 시간 속에서 오래전에 잊혀진 한 소녀가 우리 앞에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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