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버린 아들 : 장 바티스트 그뢰즈 “아버지의 저주”

Jean-Baptiste Greuze (French, 1725 - 1805), The Father's Curse
Jean-Baptiste Greuze (French, 1725 - 1805), The Father's Curse: The Ungrateful Son , French, about 1778, Brush and gray wash, squared in pencil, 50.2 × 64 cm (19 3/4 × 25 3/16 in.), 83.GG.231. courtesy of J. Paul Getty Museum

바티스트 그뢰즈 (Jean-Baptiste Greuze)는 18세기 말 유럽에서 유명한 화가였습니다. 그는 교훈적이고 도덕적인 그림을 많이 그려서 이른바 “도덕화”의 대표화가였습니다. 이 당시 유럽은 바로 그 유명한 프랑스 대혁명을 겪으면서 사회가 극도로 혼란했는데 그의 그림들은 혼란속에서 전통적 가치를 되살리려는 사람들에게 환영받았습니다.

​이 그림의 배경은 별로 넉넉해 보이지 않은 집의 내부입니다. 그림의 윗 부분에는 선반이 하나 보이는데 그릇 한 두 개가 희미하게 보이고 옷가지 가 늘어 뜨려져 있습니다. 그림의 아래에는 한 가족이 보이는 데 이들은 지금 싸우는 중입니다. 그림의 왼쪽에는 아버지가 분노에 차서 두 손을 오른쪽으로 뻗고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합니다. 큰 딸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반 쯤 무릎을 꿇은 채로 아버지의 손을 잡고 말리려는 중입니다. 그림의 오른 쪽에는 청년이 왼손을 아버지 쪽으로 뻗고 소리치고 있는데 그가 이 집의 장남인 듯합니다.

그러니까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는 중이군요. 어머니는 아들의 왼편에 서서 오른 손으로 아들의 목을 잡고 왼손으로 아버지를 가리키면서 아들에게 사정하는 것 같습니다. 아들의 왼쪽 옆에는 작은 딸과 어린 아이가 큰 형에게 애원하고 있는데 특히 작은 딸은 기도하듯이 두 손을 잡고 간절히 애원하는 중입니다. 그녀가 “오빠 제발 아빠 말씀을 들어”라고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지금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집을 나갈 모양입니다. 그 이유는 그림의 맨 오른쪽, 그러니까 문간에 건방지게 서서 이 장면을 지켜보는 남자 탓입니다. 이 남자는 한 눈에 보아도 불량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아들은 가난이 싫은 나머지 이 사람의 꾐에 빠져 집을 나가 나쁜 짓을 하려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나가 나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화가 나지만 아들은 아무 말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Jean-Baptiste Greuze
Jean-Baptiste Greuze (1725–1805) Self-portrait, courtesy of commons.wikimedia.org

 

그런데 이 시대에 집안에서 아들이 집을 나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 까요? 이 당시는 남자들만이 버젓한 직장을 가지는 시대였으므로 대부분의 가정에서 아들이 없다는 것은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이 집에서 이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늙은 아버지 뿐이었을 것이므로 아들이 집을 나간 이후 이 집은 무척 힘들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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