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 만큼 슬펐던 현실

1965년에 이윤복 어린이의 슬픈 삶을 그린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가 개봉했을 때, 전국의 극장가는 눈물 바다였다. 영화를 보면서 여기 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엉엉 우는 사람들로 온 극장 안이 가득했었다.

이 영화는 실제 인물 이윤복의 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영화에는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 가출한 엄마, 폭력적이고 노름장이 아빠.. 이런 슬픈 이야기가 실감있게 전개되었다.

하지만 이제와 생각하면 영화를 보는 아이들의 처지도 딱히 이윤복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 때는 국민학교에서 점심을 못 싸오는 아이가 한 반에 절반씩 되고 월 150원의 육성회비를 못 내서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아이들이 10% 정도는 넘었기 때문이다. 학교가 끝나면 면 학교에서 나누어주던 (미국 원조) 옥수수빵 한 덩이를 받아 집에 가져가서 동생과 나누어 먹으며 겨우 한 끼 먹고 자는 일도 흔했다. 아이들은 보통 여기 저기 꿰멘 옷을 입고 학교에 다녔고 판자집이나 무허가 집에서 사는 아이들도 많았다. 

그러고 보면 60년대의 한국은 지금 캄보디아보다 더 못살았던 같다. 오죽하면 에티오피아가 우리에게 원조를 해주었을까? 어쩌면 그 때 사람들은 이윤복이 불쌍하기도 했겠지만 자기들의 처지가 불쌍해서 그렇게 울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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