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운명을 바꾸다 – 스탈린그라드

승리에 환호하는 스탈린그라드 주민
승리에 환호하는 스탈린그라드 주민
독일군이 소련 국경을 넘어가면 소련군은 마치 종이로 만든 집처럼 무너질 것이라던 히틀러의 말은 맞는 듯했다. 1941년 8월 독소 전쟁이 개전되자, 독일군의 진격 속도는 빛과 같이 빨랐다. 잠시 겨울을 보낸 후 이듬해인 1942년, 코카서스의 곡창 지대와 유전을 향해 진격하던 독일 남부 집단군의 선봉 제6군은 마침내 볼가 강가의 중심 도시 스탈린그라드 (Stalingrad)근처까지 전진했다. 인구 50만의 작은 도시 스탈린그라드는 이제 나치 독일과 공산주의 소련이, 그리고 히틀러 총통과 스탈린 서기장이 자기와, 자기 나라와, 자기의 이념은 물론 인류의 운명을 걸고 맞붙은 역사적 무대가 되었다.
처음에 오합지졸의 소련군은 연전 연패하면서 내몰렸고 제공권도 독일군이 장악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소련군은 외부의 도움없이 나치의 무자비한 공격을 막아내며 버텼고, 11월에는 오히려 대대적인 포위 역습을 감행하여 독일군을 포위해버렸다. 퇴로와 보급이 끊어진 채 포위당한 독일군은 영하 40도의 들판에서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사살되었다. 이로써 유럽을 석권한 무적의 나치 신화는 삽시간에 무너졌다. 전세계는 이 놀라운 사태를 지켜보았다. 
패배를 모르던 전쟁 병기, 하이네와 릴케를 좋아하던 청년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듣던 푸른 눈의 젊은 독일 청년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백여만 명이나 이 조그만 도시에서 죽어갔다. 아무 것도 모르던 그들 대부분은 마지막 순간까지 나치당이 이 전쟁에서 최후의 승리를 할 것을 믿었다고 한다. 마침내 1943년 2월 2일, 남아있던 7만 여의 독일군은 베를린의 사령부와 마지막으로 교신한 후 소련군에게 항복했다.
“총통 각하, 나치당의 깃발은 오늘도 스탈린그라드의 하늘에 펄럭이고 있읍니다. 히틀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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