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실물 경기가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 지난 해 미국 경제가 3.5% 감소해 제 이차 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지난 1월 26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1.0% 감소했다.
주변에는 온통 수입이 줄었다든가 일자리가 없어졌다는 사람들 뿐이다. 학원, 호텔, 운송, 공연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어쩌면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더 무서운 위기가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이런 위기에서도 정부는 “코로나 위기는 곡 종식된다” “희망의 터널이 보인다” “그래도 다른 나라보다는 낫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일 년 간 정부는 코로나 위기가 “곧” 끝난다고 여러 번 말하였으면서도 아직도 같은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1940년대 영국도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었다. 유럽은 나치가 점령하고 영국은 고립되었다. 미국이나 소련은 영국의 위기를 모른 체하고 있는 가운데, 언제 나치가 영국에 상륙할 지 모르는 그야말로 국가적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때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그의 취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앞에는 가장 어려운 고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싸우고 고통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We have before us an ordeal of the most grievous kind. We have before us many, many long months of struggle and of suffering)
“우리의 방침이 뭐냐구요? 그 것은 싸우는 것입니다. 우리 온 힘을 다해 그리고 신이 주신 모든 힘을 합쳐 바다에서 땅에서, 하늘에서 싸우는 것입니다. You ask, what is our policy? I can say: It is to wage war, by sea, land and air, with all our might and with all the strength that God can give us.)
그는 국민들에게 이 고통이 곧 끝난다든가 사실 상황이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든가 하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 위기가 매우 엄중하며 이 위기가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고 그는 국민들에게 “피와 노고와 눈물과 땀 만을 드릴 수 있다 (I have nothing to offer but blood, toil, tears and sweat)”고 말하여 처칠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치의 선전 도구들이 총 동원되어 국민과 세계를 속이던 때, 처칠은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문제를 밝히고 상황이 어렵지만 그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그의 솔직한 말은 오히려 영국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정부는 당면한 위기에 대해 국민에게 솔직한 것일까?
(참고: 영화 Darkest Hour 중에서 처칠의 연설 https://www.youtube.com/watch?v=htHKbsUKDD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