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문제를 통해 보는 고루한 미국 영화계

영화 미나리
영화 미나리

 

한인 이민 가정을 소재로 한 영화 “미나리 (Minari)”가 골든 글로브상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미나리”처럼 미국인 감독, 미국 영화사 제작, 미국인 주연의 영화가 “외국어 영화상”에 후보로 오른 것에 대해 논란이 많다.

미나리는 작품상이 아니라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는데 그 이유는  골든 글러브상을 결정하는 헐리우드 외신기자 협회 (HFPA)의 규정 때문이다. 그 규정에 따르면 대사의 50%가 영어로 되어있지 않은 영화는 작품상 후보가 될 수 없다고 한다.

HFPA의 규정을 보니 미국에서는 영어를 해야 한다는 이른바 “English Only” 정책이 연상된다. 그것은 “미국은 영어의 나라이고 미국인은 영어를 해야 하며, 모름지기 미국 영화란 영어를 사용하는 영화이다” 라는 뜻인 듯하다.

Apocalypto
Apocalypto

우리는 미국의 사적 단체가 어떤 규정을 가지고 있는 지 그런 것에 대해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다만, 궁금한 것은 멜 깁슨이 2004년에 제작한 영화 “패션 (The Passion of Christ)”와 2006년에 제작 감독한 영화 “아포칼립토 (Apocalypto)”는 영어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HFPA의 규정에 따르면 이런 영화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의 영화라는 것일까?

The Passion of the Christ
The Passion of the Christ

그렇다면 우리나라 제작사가 만들고  일본인들을 트레이닝시켜서 일본 시장에 데뷰한 ” 니지 (Nizi)”는 어느 나라 걸 그룹일까?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날로 국제화되는 시대에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인 옛 개념에 사로잡히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아카데미상 조차 과거와는 달리 너무 올드한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아카데미상을 받으면 흥행에서도 꼭 대박이  나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쇼 비지니스에서 현실적인 흥행 성적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아카데미상 선정 위원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사회의 변화를 외면해왔다는 비판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참고: 영화 미나리 https://www.youtube.com/watch?v=KQ0gFidlro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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