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익스프레스를 따라가는 자동차 산업

노동쟁의
노동쟁의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실시한 파업 찬반 투표가 2월 3일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한국GM 군산 공장은  2018년 폐쇄되었다. 이 공장은 1997년 설립돼 한국GM 공장 중 가장 최신 공장이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생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간 26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공장 폐쇄 후 명신이 이를 인수했으나 2012년 계약 물량은 불과 3,000 대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기아 자동차는 2020년에 부분 파업의 분규를 겪었다. 

유독 자동차 산업에서 고용 감소와 노동 쟁의가 반복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원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 째,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의 등장과 산업 자동화로 더 이상 대규모 고용이 유지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반발이 점점 더 커진다.

둘 째,  우버와 같은 공용 운송 시스템의 확산과 경기 침체로 선진국에서 자동차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가령 지난해 일본의 내수시장은 574만 대 규모로 내려 앉으며, 3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절정기였던 1990년도의 780만 대와 비교하면 30% 가까이 줄어든 숫자이다. 그 주된 이유는 자동차를 사지 않는 청년들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셋 째, 중후장대 (重厚長大)형 산업의 시대가 점차 퇴조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조선, 화학, 자동차와 같이 대규모 고용이 필요한 산업들이 일제히 퇴조하고 있다. 그 빈 자리는 한국과 중국이 메꾸고 있지만 한국도 아마 장기적으로는 그 추세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질 수록, 사용자에게는 고용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므로 이른바 3D 산업은 전체적인 고용이 줄면서도 동시에 인력난을 겪는 이상한 상태가 악화될 것이다.

어쩌면 자동차 노조는 지금 궁극적으로는 지는 게임을 하는 지도 모른다. 자동차 산업이 고속 성장을 계속하던 시대가 이미 저물었으나, 노조는 아직도 구시대적인 생각에 잠겨있는 것은 아닌지.

자동차 산업의 추이를 보면 마치 과거 포니 익스프레스 산업을 보는 듯하다. 포니 익스프레스는 미국에서 말을 타고 대륙을 횡단하여 우편을 전달하여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성장하던 포니 익스프레스 산업은 전보가 상용화되자 일주일 만에 파산했고 그 산업의 노동자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기술의 발전이나 산업 환경의 변화는 수많은 희생자들을 낳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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