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친 ” 꽃목욕” – 현대 미술은 어렵다

Sharon Chin

싱가포르 비엔날레의 전시중에 샤론 친 (Sharon Chin)의 “꽃목욕 (Mandi Bunga, Flower Bath, 2013)”이 있었다. 샤론 친은 말레이지아 출신의 현대 미술가이다. 그 작품은 전시장의 한 전시실 바닥에 펴져있는 천 위에 여러 사진과 꽃송이들을 배열한 것으로 나는 그 것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몇 명의 백인 아이들이 입구 쪽에서 뛰어 오더니, 그 중 한 아이가 그 작품을 발로 차서 흩트려 버렸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그 아이들을 보았고, 아이들도 잠시 멈칫하더니 미안해서인지 얼른 반대쪽으로 도망가 버렸다.

​나는 엉망으로 흩트러진 작품을 보면서 잠시 혼란스러워했다. 그렇게 잠시 있는 동안 여러 관람객들이 전시실로 들어오더니 오더니, 그 중 한 사람이 그 작품의 사진을 찍으면서 이렇게 영어로 말하는 것이 들렸다. “역시 이 게 단순한 배열이 아니야. 여기에는 깊은 뜻이 있는데…” 어쩌고 하는 설명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든 생각인데 그렇게 관객에 의해 작품이 재배치되는 것 또한 어쩌면 작가의 뜻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현대 미술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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