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서울 시장 후보중 한 사람이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경 (Sir Winston Churchill)의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Never Give Up)”연설을 인용했다는 2월 12일자 보도를 보고 놀랐다. 윈스턴 처칠은 영국 역사상 가장 강경한 극우파였으며, 영국 노동 계급이 증오하던 인물이다. 그는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연설 외에도 많은 연설을 했는데, 그 중에는 1946년에 전쟁 중 동맹국이던 소련을 비난하여 유명해진 “철의 장막 (Iron Curtain)”연설도 있다.
그는 제이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치달을 때, 서방 세계의 그 누구보다도 소련의 침략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지도자였다. 미국 민주당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소련의 평화 공세에 속아 동유럽을 소련에게 넘겨줄 때, 처칠은 강경하게 반대하였다. 루즈벨트의 어리석은 양보와 이해에 대해 처칠은 이를 한탄하면서 공산주의자들과는 일체 타협이나 양보를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의 말대로 소련은 일시 진주한 동유럽 국가들을 모두 점령하고 영구히 소련의 위성 국가로 삼으려고 획책했다.
완고한 우파 지도자 처칠은 비록 소련과 소련 지지자들에게는 “반동의 원흉”이고 “철천지 원수” 였겠지만, 우파 진영에게는 정치적 혜안을 가진 구원의 선지자였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영국을 따돌리고 전후 세계 정치에 대해 담합을 했지만, 처칠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그리스와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몇 나라는 그래도 서방 진영에 남을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날 무렵, 그의 보수당은 애틀리가 이끄는 노동당과 총선에서 대결했다. 그 선거 기간 동안 처칠은 사회 복지를 강조하고 증세 정책을 예고한 애틀리의 정책들을 “공산주의적” 정책이라고 비난하며, 노동당은 나치보다 더 나쁘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지금, 좌파 정당의 후보자가 공산주의를 경멸하고 증오했던 처칠의 말을 인용하다니 참 딱한 일이다. 이기기 위해서 라면, 좌파는 무엇이든 한다는 말인가? 좌파는 우파 반동 처칠의 어록보다 차라리 스탈린의 어록을 인용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