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마타병으로 보는 선심 정책

미나마타병 환자
미나마타병 환자

바닷가에 지어진 공장을 소유한 큰 화학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데, 그에 따라 오염물질도 많이 배출하게 된다. 물론 법률에 의해 회사는 오염물질을 정화 처리하여 바다로 배출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 정화 처리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어느 날 회사의 사장은 정화 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바다에 버리면, 상당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오염 물질을 그대로 바다로 배출하도록 하였다. 물론 위법 행위이지만, 사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  설사 눈치챘다고 해도 이를 눈감아 주었다.

이렇게 비용을 아껴서 회사는 커다란 이익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성과가 좋아지니 주가가 올랐다. 회사는 그 돈으로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할 수 있었고 지역 주민들에게도 선물을 돌릴 수 있었다. 좋은 회사라는 평판이 나자, 회사의 주가가 더 올랐다. 주가가 오르니 주주들은 사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몇 년 더 사장 직을 연임하다가, 퇴직금을 많이 받고 은퇴했다.

하지만 10여 년 이상 세월이 흐르자, 점차 지역의 바다에서 기형 물고기가 나오기 시작하고, 그 물고기를 먹은 주민들과 소비자들이 아프거나 죽는 현상이 갑자기 드러났다.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이상한 병에 시달렸고 기형아들이 태어났다. 회사가 몰래 폐수를 방류해왔고 그 것이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기까지는 또 10년 이상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주민들도, 언론도, 정부도 회사가 그랬다는 것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가 “이상한 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을 때 쯤에는 이미 회사의 사장도, 이사들도 모두 세상에 없고, 당시에 사건을 묵인하거나 은폐한 언론이나 정부 관계자들도 모두 큰 이익을 본 뒤 사라진 다음이었다. 1960년대 부터 1970년대까지 일본을 뒤흔들었던 “미나마타병”이나 “이타이이타이병”은 이렇게 진행되었다. 

이처럼 환경 오염 사건에는 단기적인 이익과 장기적인 피해 사이에는 시간적인 갭(gap)이 있으므로, 회사의 대표들은 이렇게 법을 어겨서라도 단기적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유혹을 이기기가 어렵다. 이런 문제를 보고 각 나라는 환경 보호와 오염 물질 처리에 대해 엄격한 법률과 조치들을 도입했다.

그런데 만약 행정부가 앞장서서 이런 일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민주주의 나라에는 행정부가 그런 짓을 못하도록 입법부나 사법부가 있다. 그런데 만일 삼권분립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아무도 행정부를 견제할 수 없다면?

가령 행정부가 돈을 마구 찍어 국가의 부채를 천문학적으로 늘려 놓아 다음 세대가 터무니 없이 재정 부담에 시달리게 된다면? 정부와 여당은 당장의 선거를 위해, 모든 국민들에게 거액을 퍼준다는 황당한 정책을 발표해도 이를 견제할 아무런 장치가 없다면? 게다가 무지한 국민들은 당장의 현금 지급에 열광한다면?

다행히 그런 황당한 정책은 허경영씨를 제외하면 아직 주장하는 정치인이 없다.  그런데 잠깐! 대통령이 오늘 그런 정책을 진짜 발표했다구?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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