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스텐 “게으른 사람들” – 그들은 게으르지 않았다!

Idlers by
Idlers by "Jan Steen" (1660)

17세기 네델란드의 화가 얀스텐(Jan Steen)은 우리나라의 김홍도처럼 주로 풍속화를 그렸습니다. 그의 그림 중에 “게으른 사람들 (Idlers)”은 바로 그 자신과 부인을 그린 것입니다.

그림에서 부인은 탁자에 기댄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고 화가는 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쪽을 보고 멋적게 웃고 있습니다. 화가는 자기 부부를 담배나 피고 잠만 자는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제목과는 달리 그 들 부부의 삶은 게으름을 필 수 없었습니다. 얀스텐은 수많은 그림을 그렸고 당시에도 나름 꽤 유명한 화가였지만, 경제 불황으로 미술 시장이 무너지고 그림이 도통 팔리지 않자 부득이 생계를 위해 술집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형편이라 직원 인건비를 댈 여유가 없으니 가족들이 나서서 가게 일을 해야 했지요. 지금 그림 속 가엾은 부인은 하루 종일 힘든 일에 지쳐 쓰러지듯 잠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에 엉뚱한 제목을 붙인 것으로 보아 화가는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가난한 자기들을 생활을 그저 자기가 “게으른 탓”으로 돌리는 듯합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뒤 늦게 자영업에 뛰어든 많은 부부들이 경제 불황으로 장사가 안되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을 봅니다. 어쩐지 화가의 자조섞인 한탄이 들리는 듯합니다. “다 제가 게으른 탓이겠지요. 허허” 멋적게 웃는 그의 얼굴이 그저 슬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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