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예쁜 공주의 미래는? 벨라스케스의 “하녀들”

Diego Velázquez
Diego Velázquez " Las Meninas"

이 작품은 스페인의 거장 벨라스케스 (Diego Velázquez)의 “하녀들 (Las Meninas)”입니다. 우리나라에 김홍도가 있다면 스페인에는 벨라스케스가 있지요. 그는 17세기 스페인 왕실의 궁중 화가로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하녀들”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 그림은 318 cm × 276 cm 정도의 크기로 많은 사람들이 담겨 있습니다.

주인공은 당시 스페인 국왕이던 필리프 4세의 금지옥엽 공주 마르가리타 (Margaret Theresa of Spain)입니다. 이때 공주의 나이는 6살이었습니다. 이 그림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궁궐의 깊숙한 방을 보여줍니다. 이 방은 꽤 크고 넓습니다. 아직 전기가 없을 때라서 방은 좀 어둡지만 그림의 앞쪽 오른 편에 창문이 있는지 그쪽에서 빛이 나와서 화면의 인물들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지금 화가가 공주의 초상화를 그리는 중입니다. 그림의 중앙에는 주인공인 금발의 마르가리타 공주가 있습니다. 그녀는 어깨 아래까지 긴 머리를 하고 있는데 시선은 정면의 우리를 보면서 살짝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공주는 허리 부분 아래가 활짝 펼쳐진 격식 있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머리의 오른쪽 부분과 가슴에 꽃 장식을 하였군요. 그녀는 오른손은 하녀에게 맡기고 왼손은 치마를 잡고 있는데 또렷한 눈매에 꼭 다문 입이 어린 나이에도 당당해 보입니다.

공주의 오른쪽, 그러니까 그림의 왼쪽에는 두 사람이 있습니다. 공주의 바로 옆에는 드레스를 입은 하녀가 무릎을 꿇은 채로 공주의 손을 잡고 무엇인가 공주에게 말하는 듯합니다. 그림의 왼쪽 끝에는 2미터가 훨씬 넘을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캔버스가 우리를 향해 등지고 서있습니다. 반쪽만 보이는 캔버스는 뒷면에 나무틀을 댄 것이 보이고 영어의 A자 모양의 이젤이 뒤에서 받치고 있군요.

캔버스의 오른쪽 옆에 보이는 사람은 바로 작가인 벨라스케스입니다. 그는 지금 캔버스의 앞에 서있습니다. 벨라스케스도 역시 우리를 보고 있는데 그는 정장을 하고 있군요. 그는 예술가처럼 긴 머리를 하고 있는데 그의 멋진 콧수염이 우리의 시선을 끌고 있고 가슴에는 영예로운 훈장의 표식인 붉은색 십자가가 그려져 있습니다. 벨라스케스는 훈장을 가슴에 달고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자기를 그렸습니다. 그는 오른손에 붓을 들고 왼손에는 팔레트를 들고 있군요. 그런데 언뜻 보아도 캔버스와 벨라스케스의 거리가 너무 멀어 도저히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귀엽고 당당한 공주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 그림의 주인공 마르가리타 공주는 막강한 스페인 제국의 공주로 태어나서 무엇 하나 부러울 것이 없이 자랐고 15살이 되자 오스트리아에 있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에게 시집갔는데 사실 공주의 남편은 공주의 삼촌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친척끼리 결혼한 것이지요.

부부는 11살이나 나이차가 났지만 사이가 아주 좋았다고 합니다. 둘 사이에는 네 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근친 결혼의 저주가 있었는지, 그만 그녀는 21살에 일찍 세상을 떴습니다. 평생 왕실의 공주와 왕비로 살았지만 그녀에게 허락된 삶은 정말 짧았답니다. 너무 좋은 시간들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법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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