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 제국의 해가 진다 – 메건 마클과 왕자 해리의 바보짓이 낳을 결과

대영 제국의 해가 진다 Mark Jones, CC BY 2.0 , via Wikimedia Commons
대영 제국의 해가 진다 ( 메건 마클 Mark Jones, CC BY 2.0 , via Wikimedia Commons)

사람들이 돈을 주고 영화를 보는 이유는 영화 속 세상이 현실과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도 자기가 살고 있는 현실을 보기 위해 돈을 내지 않는다. 헐리우드의 스타(별)들은 높은 하늘에서 빛나야 스타성이 있다. 영국 왕실은 위엄과 신비감을 가지고 오랫동안 영국에서 군림해왔다. 하지만 지금 스타들이 가득했던 대영 제국의 해가 진다

군주 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나라이든 왕실은 신비함과 고상함을 만들기 위해 수 백 년간 노력해왔다. 군주제의 위엄에는 쓸데없이 번쩍이는 제복과 엄숙한 각종 예절 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영국이든 태국이든, 일본이든 하나의 왕실이 국민들 마음속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많은 신화와 스토리가 필요하다. 

영국의 윈저 왕가도 오늘날처럼 영국 사회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는 수 많은 노력과 희생을 해왔다. 현대에 들어와서도  군주제를 스캔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퇴위하기도 하고 (에드워드 8세), 왕가의 누가 될 까봐 평생을 숨죽여 살기도 하고 (필립공), 사랑을 포기하고 내키지 않는 결혼을 하기도 하고 (마가레트공주) 심지어, 재혼한 아내 카밀라를 정식 아내로 삼지 못하고 동거녀 신세로 만들기도 (찰스왕세자) 했다.

이들은 모두, 국민의 뜻에 따라 배우처럼 살아야 하는 왕가의 운명을 알기에, 고통을 감수하면서 까지 영국 군주제를 위해 희생해왔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영국 군주제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유지되어 온 것이다.

21세기에 군주제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는 모두가 알고 있으며, 또 군주제의 운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또한 명백하다. 지금 막강했던 대영 제국의 해가 진다. (참고: 왕실 제도의 몰락, 요르단의 막장 드라마 )

우리는 지금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벌이는 황당한 자해 행위를 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사람은 영국 왕실을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든 인터뷰를 하는 대신에 100 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두 사람이 인터뷰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한 왕가 인물들을 저질스런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 간 부분은 두고두고 영국 왕실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이 두 젊은이들은 자기의 가족과 수 백 년을 내려온 왕실, 수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노력으로 쌓아 올린 명성을 한 순간에 해치고 무너뜨렸다.

결국 두 사람은 앞으로 계속 폭로할 왕실의 비밀을 미끼로 이번에 받은 100 억 원 만이 아니라, 더 엄청난 재산을 모으겠지만, 그 사회적, 역사적 댓가는 꽤 클 것이다. 역사는 두 사람을, 지독히 이기주의적인 행동으로 마침내 영국 군주제의 관에 못질을 한 자들로 기억할 것이다. 명성이란 쌓는 데는 수 백 년이 걸려도, 무너뜨리는 데는 그저 잠시의 시간만이 필요한 법이다. 가족을 팔아 돈벼락을 맞은 두 사람이 지금 그걸 알리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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