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만 기품있는 삶은 가능한가? 르누아르 “듀발 식당의 웨이트리스”

Auguste Renoir
Auguste Renoir "A Waitress at Duval's Restaurant" ca. 1875

프랑스 인상파의 거장 오귀스트 르누아르 (Auguste Renoir)는 좋은 점이 많은 화가였지만 그중 하나는 전문 모델뿐만이 아니라 흔히 볼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그림으로 그렸다는 것입니다.

그런 그림들에는 그 사람들에 대한 르누아르의 애정과 관심이 듬뿍 담겨있습니다. “듀발 식당의 웨이트리스 (A Waitress at Duval’s Restaurant)“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르누아르가 자주 가던 파리 구석 식당의 웨이트리스를 어떻게 그렸는지 보세요.

분명히 그녀는 시골에서 파리로 올라와서 겨우 일자리를 얻었을 것입니다. 일은 힘들고 급여는 너무나 작았겠지요. 객지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하지만 식당에서 일하는 지금의 삶에 대해 그녀가 느끼는 감정이 이 그림에 잘 나타나있습니다.

아가씨는 그저 입은 옷만 바꾸면 그리스 여신이라고 해도 될 만큼 상냥하면서도 뭔가 기품 있는 모습이네요. 머플러와 반지도 잘 어울립니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도 그녀에게는 어쩐지 전문가다운 포스가 느껴집니다.

우리는 그녀의 이름도 모르고, 신상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르누아르는 그녀를 영원한 파리의 여신으로 만들었습니다. 가난하지만 긍지가 있는 삶, 그런 것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그림을 보면 그런 삶이 가능하다고 믿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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