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히 살기를 거부한 개척자 : 메리 카세트 “자화상”

Marry Cassett
Marry Cassett "Self-Portrait"

미국의 화가 메리 카세트 (Mary Stevenson Cassatt, 1844-1926)는 19세기 말에 미국 피츠버그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그녀와 같은 부잣집 따님들이 다 그렇게 살았듯이 카세트의 앞에는 평탄하고 안정된 인생이 보장되어 있었습니다. 열 살도 되기 전에 그녀의 부모들은 카세트를 데리고 유럽의 도시들을 방문하고 멋진 유럽을 보여주었습니다. 카세트는 그 후 유럽의 유명 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Child in a Straw Hat (1886)
Child in a Straw Hat (1886)

그런데, 그 이후 카세트의 인생은 남들과 달랐습니다. 착실하게 사업의 길에 들어선 오빠나 남동생과는 달리, 카세트는 엉뚱하게 미술을 배우겠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부모는 카세트의 뜻을 전혀 이해를 못 했고 반대했지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귀여운 딸의 고집에 질 수밖에요. 세계 미술계의 변두리인 미국에서 온 젊은 여자가 파리 미술계에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 당시 파리의 미술계에서 젊은 여성이 인정을 받으려면 온갖 모욕과 수치를 참아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집 센 미국 여성이었던 카세트는 그런 관습에 굴복하기를 거부했고 좀처럼 파리 미술계에 적응하지 못했다는군요.

가족들은 카세트가 유럽에서 고생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겠지 하고 생각했겠지만 카세트는 포기하지 않고 온갖 고생 끝에 결국 프랑스에서 인상파의 주요 인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카세트는 주위의 수군거림과 눈총에도 불구하고 평생 독신으로 살았으며 여성 참정권 운동을 비롯한 여러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카세트는 독특한 화풍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확고히 만들었습니다. 당시에 여성 화가들의 그림을 무시하는 풍토에서 외국 여성인 카세트는 오로지 작품의 뛰어난 가치로서 세상의 인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지금 보아도 카세트의 그림은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평범히 그녀의 그림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은 그녀의 인생입니다. 카세트는 주어진 편안한 길을 거부하고 다른 나라로 떠나 그곳에서 자기만의 길을 혼자서 개척한 용기 있고 똑똑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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