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검찰을 위한 부탁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 대행이 3월 24일 대검 간부 회의에서 한 말을 생각하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요즘은 검찰이 불쌍할 정도로 여러 곳에서 공격 당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과거 너무 오만하게 권력을 남용한 탓이겠지만, 그렇다 하여도 검찰은 너무 큰 상처를 입은 듯하다.

그런 면에서 오늘의 검찰은 마치 옛날 소설에서 보던 몰락한 부잣집의 도련님을 보는 듯하다. 그런 소설에 나오는 몰락한 집의 도련님은 스스로 일을 해서 집안을 일으키려고 하기 보다는, 그나마 남은 재산을 까먹으며 살아간다. 

마찬가지로 어쩌면 검찰은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명성을 낭비하면서 살아 온 듯하다. 해방 후 제 3공화국까지는 그래도 나름 쟁쟁한 검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검찰은 과거의 명성을 다 까먹고나서 “견찰” 소리를 들으며 사방에 적으로 둘러 쌓여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참에서 검찰을 위해, 아니 이 나라를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검사들은 이제 무거운 소명 의식이나 책임감을 더 이상 가지지 않아도 좋다. 다만, 검사직을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검사직을 이용해 돈을 벌거나, 좋은 집안과 혼인하거나, 무엇보다도 정치계로 가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유능한 검사들이 여기 저기에 줄을 대고, 편을 가르고 , 과잉 충성을 해서 정치계의 도움을 받고, 그러다가 정권이 바뀌면 좌천되거나 옷을 벗고 하는 것을 지난 수 십 년 동안 보아왔다.

어리석은 불나방은 불에 가까이 가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을 떠나지 못하고 불가를 맴돌다가 결국 자살한다. 우리의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 어느 정권도 10년 이상 가지 못했다. 정치나 돈에 너무 가까이 가면 정권이 바뀔 때 다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검사들이 권력의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검찰은 왜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검사가 지금 한 명도 없는 지에 대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살기 힘들었던 시기에도 기개있는 검사들이 있었다. 검사 여러분, 제발 부탁인데 검사를 그저 국가의 권력을 이용하는 법 기술자로 전락시키지 말아 달라.

오늘, 3월 24일, 그나마 기개 있던 검사가, 이제 사라지기 앞서 슬픈 백조의 노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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