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동반 자살이 번지는 시국을 개탄하며

싱가포르 케이블카 주의문
싱가포르 케이블카 주의문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케이블 카를 타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주는 문구인데 이렇게 쓰여 있다. “케이블 카 안에서 아무것도 밖으로 던지지 마세요 (시끄러운 아이들도 던지면 안 됩니다)”

좁은 케이블 카에서 떠드는 아이들이 거슬린다고 설마 밖으로 던져버리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독일 DPA 통신은 지난 2019년 7월 30일, “독일 기차 밑으로 아이를 밀어버린 용의자는 스위스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Suspect accused of pushing boy under German train was on the run from Swiss police)” 제하의 기사에서 한 남자가 8살 짜리 자기 아이를 밀어 뜨려 죽게 한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뉴스를 보도했다. 세상에는 그런 일도 있는 모양이다. 기사를 보니 이 남자는 분명히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자기의 부모를 죽이는 것은 “존속 살인”이라고 하고 자기의 자식을 죽이는 것은 “비속 살인”이라고 한다. 둘 다 끔찍한 범죄인데 우리나라의 형법은 존속 살인을 일반적인 살인보다 가중 처벌하지만 (형법 제250조), 비속 살인은 가중 처벌하지 않는다. 자기의 자식을 죽이는 행위는 왜 가중 처벌하지 않는 것일까?

요즈음 종종 생활이 어려운 부모가 자식들과 동반 자살했다는 뉴스를 본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 최근에는 십대의 자녀를 죽이는 부모도 있었다. 그런데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가족의 동반 자살이 많은 것일까? 왜 어떤 부모들은 자기의 자식들을 마치 자기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는 것일까? 어린 아이들에게도 부모와는 별도로 이 세상을 살아갈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유행처럼 번지는 비속 살인에 대한 해답은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 

그저 웃어 넘겨야 할 싱가포르 케이블 카의 농담이 그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너무 험악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생명은 소중한 것이다. 하물며 아직 피지도 못한 어린 꽃들을 어떻게 짓밟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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