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회고록 사건이 말해주는 이 나라의 현실

히틀러의 나의 투쟁
히틀러의 나의 투쟁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를 넘어서”가 판매되어 큰 문제를 낳고 있다. 김일성 회고록의 출판과 판매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헌법상 보장된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다. 

그럼 김일성 회고록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는 지에 대해서 다음의 두 가지 사례를 들어 생각해보자.

첫 째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다. 히틀러는 제이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세기의 악당이지만 법적으로는 합법적인 독일의 국가 원수였다. 히틀러의 집권 과정은 법 규정에 따라 이루어졌으며 그의 통치도 독일법에 따라 행해졌다. 히틀러는 자기 민족을 상대로 전쟁을 한 김일성 처럼 국가의 적이 아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2015년까지 “나의 투쟁”의 판매가 금지되었다. 2015년 이후에는 저작권이 소멸되어 이 책의 자유로운 출판이 가능해졌지만 아마존에서는 여전히 판매 금지 상태이다.

두 번째는 전두환씨의 회고록이다. 그의 회고록은 2017년 총 3권으로 출간했으나 1권은 5.18 사건에 대해 왜곡하였다는 이유로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렇다면 김일성의 회고록과 전두환의 회고록 중 어느 것이 더 사실을 왜곡하고 있을까? 한국 전쟁으로 수 백만 명을 죽인 김일성의 자화자찬은 허용하면서 정작 전두환씨의 자서전을 판매 금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설마 이 정권은 김일성보다 전두환씨의 죄가 더 크다고 보는 것이 아니겠지?

왜 우리나라 법 체계는 표현의 자유란 개념에 대해 선택적 적용을 하는 것일까? 법이 일관성이 없다면 그것은 법이 아니라 정권에 의한 폭력이다.

법의 객관성과 일관성 원칙은 법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본 원칙이다. 정권이 이런 것을 잘 알면서도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못할 때는 거기에 어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불행한 사실이지만 우리는 모두 그 이유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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