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4월 28일 인공지능(AI) 챗봇인 ‘이루다’의 개발사가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하고 가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개발사는 6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의 카카오톡 대화 문장 94억여 건을 무분별하게 수집하여 이루다 개발·운영에 활용했다고 한다. 또한 개발사는 이루다 운영 과정에서 20대 여성의 카카오톡 대화 문장 약 1억 건을 응답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다고 한다.
이루다 사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미 개인 정부는 무차별적으로 수집되고 가공되고 있다. 옥내외에 설치된 CCTV는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개인들의 사생활을 낱낱이 공개하고, 도로의 CCTV는 개인의 동선을 모두 알려준다.
신용카드와 교통 카드 기록은 개인의 구매 패턴과 이동선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인터넷 검색 기록은 개인의 취향과 관심은 물론 더 나아가 정치적 성향과 성격, 버릇 등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알려준다.
무엇보다도 보안이 취약한 핸드폰은 개인 정보의 창고이다. 핸드폰 기록에는 개인의 소중한 정보가 가득 담겨있다.
개인이나 민간 기업도 이런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특히 정부는 이런 정보들을 아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이렇게 공개된 정보에 빅데이터 기술을 합치면 가공할 만한 결과가 나온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는 이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또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막강한 권력 앞에 개인들은 벌거 벗겨지는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윤리 의식이나 인권 의식없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기술은 마치 성난 황소처럼 사람들을 몰아 세우지만 반면에 불쌍한 개인들은 그저 무력하기만 하다. 이런 사회가 정말 우리가 바라던 사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