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인들에게는 아직도 미개한 나라로 남아있는 북한

한 때 “김포공항”이 한없는 슬픔의 장소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국내선은 없고 오직 국제선만 있던 때라, 김포공항은 이별의 장소였다. 지금이야 외국에 가도 카톡이나 이메일로 얼마든지 서로 연락할 수 있지만 그 때는 달랐다.

다들 외국으로 가면 생사조차 모르고 생이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 그 이별의 슬픔이 오죽했으랴.

하지만 21세기에도 출국은 곧 영원한 이별이 되는 나라가 있다. 어디일까? 바로 북한이다. 북한에서 출국한 사람은 대개 다시 돌아갈 수가 없을 뿐더러, 북한에 남아 있는 사람들과도 연락할 방법이 없다.

이 번에 외교관 가족으로 평양에 거주했던 영국인 린지 밀러 (Lindsey Miller)가 쓴 책 “북한: 다른곳과 다르다 (North Korea: Like Nowhere Else)”가 출판되었다. 이 책은 서양인이 은둔의 나라 북한에 대해 쓴 책들 대개 그렇듯이 그 곳에서 겪은 황당한 일들을 소개한 것이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막상 친해지면 북한 사람들도 꽤 따뜻하고 정이 많다는 것이다. 솔직히 그런 주장은 지나치게 나이브한 주장이다. 그들이 가까이 지낸 사람들은 대개 보위부의 비밀 정보원들일 텐데, 방첩방탐 특수 교육을 받은 공작원들에게 무슨 따뜻한 인간미를 느낀다는 말일까? 

서구인들이 북한 사람들이 순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우리가 아프리카에 가서 그 황당한 폐허를 보고는 “그래도 사람들은 순박해”라고 우기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리라.  하긴 19세기에 조선을 여행한 영국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 (Isabella Bird Bishop) 아줌마도 조선이 미개하다고 주장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그런 면에서 서양인들에게 북한은 19세기의 아프리카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 곳에 갔다 온 사람이 아무리 터무니없는 일을 그 곳에서 겪었다고 주장해도, 세상은 믿을 수 밖에 없다. 이미 세상은 북한이 상상 이상으로 황당한 나라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간, 북한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오게 된 사람들은 모두 북한을 떠나면 그 곳에서 친해진 사람과 다시는 연락할 수 없다는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걸 몰랐단 말인가? 어떤 외국인들은 북한이 어떤 사회인지를 그 곳을 떠날 때가 되어야 비로서 느끼게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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