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회사들의 황금기가 빠르게 끝나고 있다. 지난 수요일 (5월 26일, 현지 시간) 네델란드 법원은 세계 최대 석유 회사 중 하나인 로열더치쉘 (Royal Dutch Shell)에 대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기준 45%이상 줄이라는 판결을 내렸다.이는 “지구의 친구들 (Friends of Earth)”이란 시민 단체와 무려 17,000 명의 다른 일반인 원고들이 제기한 소송의 판결이다.
지금까지 기후변화 문제로 인해 석유 회사들에 대해 탄소배출량을 줄이라는 많은 압력이 있었으나, 석유 회사들은 이에 맞서 “점진적인” 절감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제 시민 단체들 뿐만이 아니라 사법부도 석유 회사들의 늦은 진행 속도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로열더치쉘 뿐만이 아니라, 엑손 모빌 (ExxonMobil) 도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경영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환경론자들이 주동한 주주들의 반란이 성공하여, 이제 로열더치쉘 에 적어도 두 명의 환경주의자들이 입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자본주의가 환경 파괴 문제에 속수무책이라는 전통적 사회주의자들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것으로, 앞으로 자본주의적 체계에서도 사법부나 주주 운동을 통해 기업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런 환경 변화에 재빠르게 적응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에 의해 석유 정제 부분의 첨단 기술이 선진국에 의해 독점되는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석유의 상당 부분을 매장하고 있는 제삼세계의 서구 기술 의존도가 더 높아질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