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히스패닉계 주민들을 비웃는 말로 “젖은 등 (wet back)”이란 표현이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올 때 리오 그란데 강을 건너야 하는 것을 들어 하는 말이다. 이 말은 많은 히스패닉 사람들이 밤에 몰래 강을 헤엄쳐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현상에서 나왔다.
미국은 밀입국을 막기 위해 장벽을 세우기 까지 하면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지만, 그럼에도 멕시코 쪽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2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사람들이 가득 탄 보트가 전복되어 세 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 중 41살의 마리아 세고비아의 이야기가 현지 언론에 크게 보도되었다.
세고비아씨는 이미 두 번이나 걸어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그녀는 이번에는 꼭 성공하려고 무려 이천만 원쯤 되는 큰 돈을 밀입국 조직에 수수료로 주고 겨우 밀입국 보트에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 해안을 앞두고 보트가 침몰하는 바람에 그녀는 미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그만 세상을 떠났다.
이 슬픈 사고는 대체 누구의 탓일까? 미국 정부는 만성적인 밀입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남미 국가들에게 엄청난 금액을 지원해왔다. 미국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그 곳에 멈추어 살아라 (Stop and Live There)”는 것이다.
하지만 중남미의 고질적인 부패와 범죄는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중남미 사람들이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를 잃고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자, 이 들은 미국으로 가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밀입국 과정도 기업화 되어 누구든지 돈만 내면 큰 문제없이 그 사람을 미국으로 밀입국 시켜주는 조직을 이용할 수 있다.
이제 아마도 미국 정부는 밀입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방침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하나는 미국 정부가 상습적 밀입국자들과 밀입국 주선 조직을 가차없이 사살하는 것이다. 그럼 아마 밀입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은 절대로 실행되지 못할 것이다.
다른 하나는 중남미 전체를 미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럼 중남미 주민들은 굳이 미국으로 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중남미 주민들은 이 방법을 열렬히 환영할 것이다.하지만 이 것도 이른바 “주권”을 주장하는 중남미의 기득권 세력 때문에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들이 아니면, 유감이지만, 미국 정부는 밀입국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밀입국 문제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지금까지 밀입국 과정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듯이 앞으로도 세고비아씨 같은 사람들이 매년 수 백명 씩 희생될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자기 나라의 국민들이 대규모로 목숨을 걸고 나라를 탈출하는데, 중남미의 정부들은 꽤 태평하다는 점이다. 뻔뻔하기가 어느 정도이면 저 정도로 창피한 줄을 모르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