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원래 교리에 엄격한 청교도가 세운 나라입니다. 지금이야 도덕의 문란함이 극도에 달했지만 사실 19세기의 미국은 매우 보수적이고 도덕적인 가치를 강요하던 곳이었지요. 19세기 미국의 유명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James McNeill Whistler)가 그린 “화가의 어머니 (Whistler’s Mother)“를 보시면 19세기 미국의 모범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얼굴과 손을 제외하면 몸의 모든 부분은 전부 가려져있습니다. 당시의 예절로는 성인 여성은 머리, 팔, 다리 등 모든 부분을 모자나 옷으로 가려야 했다는군요. 마치 지금의 이슬람 국가의 여성들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도덕과 예의를 특히 강조하던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풍습이 미국에까지 강제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그림을 “빅토리아 식의 모나리자 (Victorian Mona Lisa)”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엄격한 모습을 하고 있는 모나 리자라는 뜻이지요.
휘슬러의 어머니가 입은 옷도 그렇지만 집안의 전체적인 색조도 검은색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늘 욕망을 감추고 억누르고 살아야만 했던 그 시대 사람들의 힘들었던 삶이 느껴집니다. 휘슬러가 이 그림을 그릴 때 모델이었던 화가의 어머니는, 아무리 아들을 위해서라지만 오랜 시간 동안 단정히 앉아있느라 무척 힘들었겠지요. 하지만 그런 수고 끝에 이런 명작이 나왔네요. 이 그림은 보수적이고 기품 있는 미국 어머니의 이상적 모습이라고 알려져서 미국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