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검찰총장 윤석열씨의 거취가 연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현재 보수 진영의 희망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야권 정치인들의 열렬한 구애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어제 누구를 만났다더라, 무슨 이야기를 했다더라 하는 말들이 떠돌아다니고 있으며, 그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윤 전 총장의 이너 써클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애쓰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여러 번 보았다. 한때 매우 유망한 후보였던 박찬종씨, 문국현씨, 반기문씨, 그리고 안철수씨가 모두 그랬다. 이들은 영광의 문턱에서 좌절했는데, 그 이유야 모두 다르겠지만 윤 전 총장은 그런 사례로부터 몇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첫 째, 독립적으로 추진해서 성공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물론 프랑스의 마카롱씨처럼 외국에는 그런 사례가 있고, 또 앞으로 우리 나라에서도 그런 독립적인 제삼의 후보가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제삼의 세력을 조직화해서 대선을 치른다는 것은 엄청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둘 째, 맷집이 강해야 한다. 정치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과 달리, 공무원 출신들이 얼마나 기개가 약한지 우리는 여러 번 보았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악평과, 터무니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음해를 이겨냐야 한다. 어쩌면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지옥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없다.
셋 째, 주변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이 후보에게 접근하고 호의를 베풀 때에는 반드시 뭔 가를 바라고 있다. 물론 그런 댓가를 당연히 지불해야 하겠지만, 개중에는 호의에 관계없이 가까이 해서는 안될 사람들도 있는 법이다. 그들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할 때, 윤 전 총장은 비로서 “배신”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정치의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는 많은 문제에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거기에는 박근혜 전대통령의 구속 문제에 대한 입장, 가족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입장, 현 정부 초기에 기소한 사건들에 대한 입장과 같이 어려운 문제도 있다.
초기의 열광이 잦아들면 혹독한 검증의 시간이 다가오게 된다. 윤 전총장은 지금 본인이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앞으로 윤 전 총장의 앞날에는 어렵고 힘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아직 그의 시련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