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네 편의점이 문을 닫는다. 인기리에 방송되는 캐나다의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이 이번 시즌 5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는 보도가 나왔다. 미주권에서는 드물게 아시아 가족을 소재로 한 시트콤으로 높은 인기를 누려온 “김씨네 편의점”이 종영한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참고: LA타임즈 기사)
이 작품은 한국계 캐나다 교민인 인스 최 (Ins Choi)씨가 대본을 쓰고 폴 선형 리 (Paul Sun-Hyung Lee)씨가와 진 윤 (Jean Yoon)씨가 주연 부부로 역할을 하여 큰 인기를 얻어왔다. 캐나다의 서민 생활의 일상을 캐나다 교민의 시점에서 보는 시각은 비단 캐나다 시청자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종영 결정과 더불어 종영 이유에 대해 많은 소문이 있지만, 주연 배우중 한 사람인 사이무 리우 (Simu Liu)씨가 SNS에서 밝힌 인종적 문제가 주목을 받았다. 리우씨는 백인중심적 제작진이 지나치게 인종적 편견을 강조한 것이 문제였다고 밝혔는데, 진 윤씨도 SNS를 통해 비슷한 내용의 코멘트를 하여 이런 주장을 뒷받침했다.
백인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 아시아인들이 얼마나 많은 장벽과 차별에 맞서야 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아직도 백인들의 머리 속에는 흑인이나 아시아인들은 보수 면이나 기타 대우 면에서 백인들보다 훨씬 열악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이상한 편견이 있다. 할리우드에서도 많은 아시아계 연기자들이 “주제를 모르고” 백인들과 같은 대우를 요구하다가 해직되었는지 모른다. 게다가 흑인이나 아시아계 연기자들은 백인 제작자들이나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인종적 스테레오 타입에 맞추는 편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아시아계 연기자들은 그런 편견에 맞서고 있다. 이번에 종영 결정이 된 김씨네 편의점은 그런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이다. “김씨네 편의점” 이 문을 닫는다 는 사실로도 볼 수 있듯이 가장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영혼들이 모인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가장 완고한 인종 주의자들의 소굴인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완고한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언젠가는 누구에게나 차별이나 편견없는 일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싶다. 우리 교민들과 그들의 후손을 위해서. 또 다른 종류의 편견과 차별로 가득 찬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