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페이퍼 사건 50주년 을 맞아

펜타곤 페이퍼 사건 50주년
펜타곤 페이퍼 사건 50주년

6월 13일은 펜타곤 페이퍼 사건 50주년 이 되는 날이었다.  1971년 6월 13일,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1면 톱뉴스로 미국 국방부의 최고 기밀 서류를 폭로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펜타곤 페이퍼 (Pentagon Papers)” 사건의 시작이었다. 

이 서류는 1945년부터 1967년까지 미국이 베트남에 어떻게 개입하게 되었는지를 솔직하게 분석한 보고서였다. 이 서류를 통해 비로소 세계는 진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존슨 행정부가 미국 국민과 언론을 속이면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확대시켜 온 역사였다. 아이젠하워 이후 존슨까지 미국의 모든 대통령들은 베트남 전쟁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사실은 계속하여 캄보디아와 라오스를 폭격하고, 북베트남을 도발함으로써 확전을 유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다가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이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승리할 확률이 적다는 것을 계속해서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미국의 언론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어느 누구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The Pentagon Papers (TV) 2002년
The Pentagon Papers (TV) 2002년

이 서류를 뉴욕 타임스에 건네준 사람은 서류 작성에 참여한 당시 군사 분석가 대니엘 엘스버그 (Daniel Ellsberg)씨였다. 미국 정부는 그 내용이 국가 기밀이란 이유로 보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마침내 펜타곤 페이퍼가 보도되자 미국 정부는 그를 간첩죄와 공유 재산 절도죄로 기소했으나 미국 법원은 행정부의 그런 주장을 일축했다. 펜타곤 페이퍼 사건은 여러 번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고, 엘스버그씨는 그 이후에도 지끔까지 반전 평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양심적 폭로자”의 원조격인 인물로 진보 진영에서는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참고: 가디언지 보도

펜타곤 페이퍼 사건 50주년 을 맞아 돌이켜보니,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이 옳은 결정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어쩌면 베트남전에 있어서 미국의 실수는 개입이 아니라, 무책임한 철수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에 대한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어떤 정부도 국민을 호도하고 기만하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쪽으로 국민을 몰아갈 권리는 없다. 50년 전 일어난 펜타곤 페이퍼 사건은 용기 있는 지식인에 의해 국민의 알 권리가 행정부의 정치적 이해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 중요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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