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의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Daniel Ortega)씨가 유력한 경쟁자인 크리스티아나 차모로 (Cristiana Chamorro)씨를 비롯한 반대파 후보들을 모두 체포해서 감옥에 넣었다. (연합뉴스기사) 니카라과는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미 4선의 오르테가씨는 이번엔 아예 단독 출마하려는 모양이다. 이제는 세상이 소리높여 그에게 외쳐야 한다. 제발 “그만 좀 해먹어 오르테가”
오르테가는 한 때 전세계 진보 진영의 영웅이었다. 1970년대 그가 니카라과의 독재자 소모사 (Somoza)정권에 대항하여 반정부 무장 단체 “산디니스타 (Sandinista)”를 이끌었을 때, 세계의 진보 진영과 양심 세력은 그에게 열광했다. 그는 카스트로처럼 잘 생겼고, 볼리바르처럼 애국심에 불타던 중남미의 스타였다. 인권에 대한 그의 레토릭은 훌륭했고, 그의 논리는 정연했다. 그는 한 손에는 펜을 들고 다른 손에는 총을 든 정글의 현자처럼 보였다.
1970년대 말 집권한 민주당의 카터 정부는 소모사 정권을 인권 탄압이라는 이름으로 “제거”해서, 마침내 산속에서 총질이나 하던 산디니스타가 니카라과의 정권을 잡도록 도와주었다. 산디니스타는 정권을 잡기 전에는 인권, 민주주의와 자유, 국민 행복, 더불어 어쩌구 이런 것을 약속했지만, 사실 산디니스타는 산적떼에 불과했기 때문에, 산디니스타 집권후 니카라과는 소모사 시대 뺨치는 지옥으로 변했다.
그로부터 40년 동안 니카라과에서 오르테가씨는 대통령을 네 번이나 해 먹고, 그의 일가는 모두 재벌이 되었지만, 지금 니카라과는 여전히 중미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이다. 중미의 국민 소득은 원래 뻥튀기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니카라과가 발표하는 공식 수치로도 일인당 명목 GDP가 불과 2,000 달러로 전세계 130위 정도 된다. 참고로 이 숫자는 아시아에서 제일 가난하다는 캄보디아 (약 1,800 달러)보다 약간 많고 필리핀 (약 3,000 달러)보다는 훨씬 적다. 니카라과는 지난 40년 동안 점점 더 후퇴를 계속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르테가가 집권한 지 40년이 되었지만 달라진 것은 이제 소모사 일가 대신 오르테가 일가가 나라를 망치고 모두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는 것 뿐이다. 오르테가씨가 그토록 증오하던 소모사 정권 때와 지금 오르테가 정권이 다른 점이 도대체 무엇일까? 정적을 숙청하고 언론을 탄압하고 반대파 인물들을 비밀리에 체포하는 것까지는 똑 같다.
그럼에도 사람 좋은 얼굴을 한 오르테가씨는 아직도 “민주주의””자유” “더불어 사는 어쩌구”를 말하면서 대통령에 출마했다. 소모사조차 10년도 해먹지 못했다. 그런데 45년을 하겠다구? 그래 우리가 졌다. 그래도 제발 그만 좀 해먹어 오르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