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에 걸친 스웨덴 정치사에 처음으로 현직 총리가 의회 표결로 쫒겨나는 놀라운 사태가 일어났다. 6월 21일 스웨덴 의회는 총리인 스테판 뢰벤 (Stefan Lofven)씨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하여, 그를 총리직에서 끌어내렸다. 이로써 세계는 스웨덴판 박근혜 탄핵사태 를 걱정스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북유럽의 강자이자 오랜 민주주의 국가인 스웨덴은 최근 우파와 좌파가 의회를 반분하면서 정치적 불안정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뢰벤 총리는 중도좌파인 사회 민주당 소속으로 녹색당과 같은 중소 정당을 끌어들여 내각을 구성했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사태는 스웨덴의 경제를 강타했고 이에 따라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이전까지 뢰벤 정권에 협조적이던 좌파정당 (Left Party, 이전의 공산당)조차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여, 결국 뢰벤 총리의 위태했던 연정은 이번에 무너졌다.
갑작스러운 연정 붕괴의 책임을 두고 사회 민주당과 좌파정당간의 감정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좌파정당은 뢰벤 정권이 취하려던 임대료 자유화 정책이 결정적으로 좌파정당을 돌아서게 했다면서, 뢰벤 정권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이로써 스웨덴은 내년 9월 예정된 총선까지는 우파와 좌파가 서로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앞으로 만성적인 정치적 불안정 상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스웨덴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며 나름의 독자적인 길을 모색해왔다. 유럽이 EU로 통합되는 가운데에도 스웨덴은 어떠한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경제 및 국방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스웨덴이 앞으로도 계속 독자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는 다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더구나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스웨덴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판 박근혜 탄핵사태 인 뢰벤 총리 해임 사태를 보면 스웨덴의 정치 위기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