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일각에서 대안 주자로 거론되는 감사원장 최재형씨가 오늘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그의 최측근이 6월 27일 밝혔다. 이로써 최재형씨는 본격적으로 대선 경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흠잡을 곳없는 좋은 분이라는 것은 알지만 최재형씨 앞날의 장애물 들은 그야말로 엄청나다.
최재형씨는 비록 이번 정권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정권의 핵심 인사이지만, 평소에 공명 정대하고 올바른 행동과 처신으로 여야 모두의 찬사를 들어왔다. 그의 인생은 최고의 학력에 빛나는 경력으로 가득 차 있다. 최재형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놀라운 선행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두 딸이 있음에도 두 아들을 입양하여 훌륭하게 키운 것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따뜻한 휴머니즘의 실천이었다. (참고: 최재형 원장 부부의 입양 그리고 국내입양의 활성화 )
그러나 정치는 착한 사람이 꼭 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은 엄청난 실수와 수많은 개인적 결점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비해, 카터 전대통령은 훌륭한 인품과 기독교적 희생정신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다. (참고:아름다운 인간 지미 카터의 실패 )
최재형씨는 법조인으로서 또 공직자로서 뛰어난 능력과 인품을 보여주었지만, 과연 그가 정치판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미 국민들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낙마를 통해, 공무원 출신 인사들이 정치판의 거센 비판을 잘 이겨내지 못한다는 것을 보았다. 게다가 황교안 전 총리 역시 뛰어난 법조인이었으나 험한 정치판에서 성공하지 못했고, 이는 뛰어난 학자였던 이회창 전대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최재형씨가 성공하려면 그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가 더 잘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들이 가져야 한다. 그런 비전을 만들고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바로 지금 최재형씨에게 필요한 정치 기술이라 할 것이다. 더욱이 강한 멘탈과 맷집이 없이는 이 무지막지한 정치판의 중상모략을 이겨내기 힘들다. 이제 최재형 감사원장이 그동안 몸담았던 따뜻한 온실속에서 나와 거친 광야에서 혼자 수많은 적들과 맞서야 하는 모습이 어쩌면 안스럽기까지 하다.
앞으로 최재형씨가 성공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상식이 통하는 정치가 자리잡는 것을 보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최재형씨 앞날의 장애물 문제들을 말끔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