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표된 전 검찰총장 윤석열씨의 출마 선언 내용은 마치 문재인 정권에 대한 검찰의 사형 구형 같았다.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문재인 정권이 임명하고 중책을 맡긴 윤석열 씨가 문재인 정권을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이날 윤석열 씨는 문재인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라고 질타하면서 ”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라고 대놓고 현 정권을 비난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날 윤석열 씨가 사용한 어휘는 “기만과 거짓 선동” “국민 약탈”과 같이 꽤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이 많았다. 이로써, 그동안 윤석열 씨가 사생활 문제로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든가, 결국 여당으로 올 것이라던 여권 일부의 장담은 터무니없는 거짓으로 밝혀졌다.
윤석열씨의 출마 선언 내용을 보니, 현 정부의 검찰 총장이었던 사람이 현 정부를 이 정도로 비난한 일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일부에서 예측한 것과는 달리 윤석열 씨가 이렇게 강경하게 현 정부를 비난하고 또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하면서, 앞으로 더욱 대선판이 재미있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윤석열 씨에 대해 여권이 가지고 있다고 말해지는 이른바 X파일을 여권이 쉽게 공개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에 주목한다. 윤석열 씨가 이른바 “여권 X파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권 대선 주자들이 그의 입에 온갖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관련 기사: 윤석열 X파일의 효과 )
만약 지금까지 청와대 주변에서 나온 부동산 투기나 사생활 문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문재인 씨 일가나 여권 대선 후보의 X 파일이 나온다면 그 영향은 가히 핵폭탄 급이 될 것이다. 윤석열 씨가 오랫동안 검찰에서 중책을 맡은 점에 비추어, 그가 여권 X파일을 가지고 있다는 루머가 꼭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없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의 단계적 혹은 전략적 자료 공개에 따라, 앞으로 여권의 대선 후보 선출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여권 대선 후보들은 앞으로 이런저런 이유로 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 많아질 것 같다. 요즘 한국에서는 이렇게 현실 정치가 재미있으니, 영화가 흥행이 잘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