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1968년에 에티오피아 왕국의 하일라이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한국을 방문했다. 황제는 가난한 한국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에 얼마의 기금을 주고 갔다고 한다. 그 돈을 바탕으로 197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는 “하일라이 셀라시에 황제배 쟁탈 전국 빙상대회”를 매년 개최했다.

에티오피아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아프리카의 강국이었다. 한국 전쟁 때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파병하였다. 그때 파병된 병사들은 최정예인 황실 근위대 소속이었고 화천 전투와 철의 삼각지 전투에서 놀라운 전과를 보여주어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사회주의 쿠데타가 일어나고 황제는 퇴위하였다. 1974년 이후 에티오피아는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 물론 다른 나라들처럼 에티오피아도 사회주의로 바뀌면서, 빈곤, 학살, 독재, 굶주림 이런 말이 흔히 나오는 곳이 되었다.

게다가 에티오피아는 인구가 1억이나 되는 대국이지만, 단일 민족이 아니다. 최대 민족인 오로모족이 34.5%이고 그 뒤에 수십 개의 부족들이 있다. 셀라시에 황제 때까지만 해도 서로 잘 지내던 이들 부족들의 관계는, 그 뒤에는 본격적인 갈등 관계로 접어들었다. 

지금 에티오피아는 내전이 한창이다. 티그라이 지역에서 봉기한 반군 티그레의 인민 해방 전선(TPLF)은 주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정부군과 격렬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티그라이 지역의 중심지인 메켈레를 반군에게 빼앗기자, 총리인 아비 하머드씨는 일반적인 휴전을 선언하고 정부군을 전투 지역에서 일단 후퇴시켰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휴전 발표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정부군은 티그라이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굶기는 중이다. 수개월에 걸친 내전과 봉쇄로 티그라이 지역에서는 끔찍한 기근이 계속되고 있다. 많게는 백만여 명의 주민들이 이미 희생되었다는 보도도 있다. 마치 제이차 세계대전때 독일군이 소련의 레닌그라드를 포위하고 주민들을 아사시킨 전술을 그대로 쓰는 듯하다. 가까운 예로 70년대에 나이지리아 정부가 비아프라 지역의 반군을 제압할 때, 바로 이런 포위 봉쇄 전법을 썼다. 물론 에티오피아 정부는 티그라이 지역에 기근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고, 외부의 지원도 거부하고 있다.

둘째, 정부군은 잇단 패전의 수렁에서 탈출해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고자 하는 듯하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정부군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반군의 기세가 대단하여 점점 반군이 통제하는 지역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셋째, 에티오피아 총리는 티그라이 지역에서 정부군이 저지른 범죄와 봉쇄에 대한 국제적 비난을 잠시라도 누그러뜨리려 하는 모양이다. 황당한 사실은 이런 짓을 저지른 총리 바비 하머드씨가 201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점이다. 당시 노벨 위원회는 특히 그가 에티오피아와 오랫동안 대립해온 이웃 에리트레아와 화해한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하머드씨는 대외 전쟁을 종식한 대신, 총구를 국내로 돌려 소수 민족들을 학살했음에도 아무것도 모르는 노벨 위원회는 그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여 다시 한번 노벨상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지금 에티오피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잔인한 봉쇄 조치와 외국의 무관심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티그라이의 기아 문제는 더 악화되고 있다. 서구 언론에서는 앞으로 어쩌면 수백만 명의 희생자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21세기가 되어, 한편에서는 다이어트를 위해 노력하는 수 억 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같은 하늘 아래에 수백만 명이 굶어 죽다니 참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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