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르의 “그랜드 오달리스크”

앵그르의
앵그르의 "그랜드 오달리스크"

1780년 8월 29일에 태어난 앵그르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는 신고전주의의 거장입니다. 그의 작품은 부드러운 선을 바탕으로 사실주의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초상화와 역사화, 그리고 여성의 몸매가 지닌 아름다움을 그린 여성의 나체화로 유명합니다. 작품의 제목인 “그랜드 오달리스크 (Grande Odalisque)“오달리스크 (Odalisque)”라는 말은 오스만튀르크의 왕에 해당하는 술탄의 첩을 가리키는 터키어에서 왔다고 합니다. 앵그르의 “그랜드 오달리스크” 에서 사용된 소재는 아시아의 여자들에 대한 서양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였기 때문에, 19세기 초 프랑스 회화에서 널리 유행했습니다.

Madame Récamier by Jacques-Louis David (1800)
Madame Récamier by Jacques-Louis David (1800)

그림 속 모델의 자세는 자크 루이 다비드의 “레키미어 부인”과 비슷하지요? 그랜드 오달리스크에서는 유혹적인 동양 여성의 매력을 강조하고자 여성의 허리가 비정상적으로 늘려져있고 공작 깃털 부채와 담뱃대와 같은 성적 은유를 담은 도구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앵그르가 그리고자 한 것은 동양 여자이지만, 얼굴은 서양 여자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일종의 “화이트 워싱 (white washing)“이군요.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Grande Odalisque" (1862)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 “Grande Odalisque” (1862)

앵그르의 “그랜드 오달리스크” 가 그려진 시기의 프랑스는 제국주의에 근거한 팽창주의가 인기를 얻어 동양으로 아시아로 뻗어나가려는 때입니다. 영국이나 네덜란드에 비해 더욱 잔인하고 가혹한 프랑스의 식민통치는 그 이후 20세기 중반까지 기나긴 기간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을 길고 긴 고통의 시기로 몰아넣었습니다.

앵그르는 시대정신에 투철한 작가로 어떤 그림을 그려야 잘 팔리는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앵그르는 만약 동양으로 가면 예쁜 여자와 황금이 얼마든지 있다는 환상을 그 당시 프랑스 사람들에게 심어주었다는 점에서 이 그림은 상당한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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