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고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는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주로 희생되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개도국의 다수와 선진국의 소수 하층민들이 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는 코로나 위기는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코로나가 세상에 미친 크나큰 충격은 앞으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관련 기사: 코로나 19가 사회에 미칠 영향은?) 그중 특히 코로나 고아 문제는 앞으로 인류의 숙제로 남을 듯하다.
우리는 이런 사태를 이미 1980년대와 90년대에 에이즈 (AIDS)사태로 보았다. 그때도 개도국에서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에이즈로 죽어가서 남은 가족들 문제가 큰 사회 문제였다. 하지만 에이즈 사태 때는 희생자들 중 상당수가 미혼이거나 동성애자들었으므로 지금의 코로나 사태보다는 고아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보자. 집안의 가장이거나 생계를 책임지는 중장년 층들이 코로나 및 그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있다. 그로 인해 개도국에서는 갑자기 코로나로 부모를 모두 또는 일부 잃은 고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래서 당장 각국 정부는 이런 아이들을 돌보아 주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되었다. 하지만 경제적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고아가 된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이다. 부모의 죽음과 가정의 해체로 인해 정서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채로 거리에 나오게 된 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어떤 사회인가?
마땅히 정부와 사회가 이들을 보듬어 안고 그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주어야 하겠지만, 지금은 극소수의 부자 나라를 제외하면, 어느 나라도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는 않았더라도 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가던 많은 아이들에게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부모를 잃고 거리를 방황하게 되는 이 충격적 현실은 너무나 가혹할 것이다.
게다가 벌써부터 세계 곳곳에서는 코로나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따돌리고 배척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에 대한 인류의 뿌리 깊은 공포감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의료 시설이 열악한 개도국에서 이런 왕따 현상이 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코로나로 가족을 잃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어린 아이들이 마치 불가촉 천민처럼 취급되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어째서 세상은 점점 더 각박하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