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중미의 작은 나라 아이티는 “지상의 지옥”이라고 불러도 좋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이티가 지난 수 백 년 동안 지옥같은 곳이었으며, 더욱이 앞으로도 전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티는 노예들이 살던 곳으로 지난 1804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지난 3백 년 동안 내내 부패와 기근, 학정과 쿠데타로 가득 찬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아이티에는 딱히 정부라고 할 만한 조직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문맹률, 인플레, 범죄율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아이티는 세계 최악의 기록을 경신 중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10년에 발생한 대지진은 아이티 전국을 갈기갈기 찢어 놓았고 이로써 20만 명 이상이 죽고 30여 만 명이 부상하는 대참사가 났다. 그러자 전세계에서 구호품이 밀려 들었으나, 그 대부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실제로 피해자들에게 전달된 것은 얼마 없었다고 한다. 그 참혹한 국가적 재해 현장에서조차 챙길 것은 챙기는 인간들이 아이티에 있다. 이 나라의 일인 당 국민 소득 (GDP)은 2017년 기준으로 1,943 달러인데 이는 전 세계 국가중 172 번째이다. 그 이후에는 아예 집계조차 제대로 안되는 모양이다.
한때 아이티는 프랑스 식민지 중 가장 잘 사는 곳이었다. 번영하던 아이티는 프랑스 혁명 이후 마침내 독립을 쟁취했다. 하지만 독립 이후 아이티는 그저 이리떼들의 먹잇감이 되어, 집권자들마다 국고를 수탈하고 국민을 착취하는 관행이 세워졌다. 오랜 수탈과 부패의 결과, 한때 카리브 해의 진주였던 아이티는 지금 카리브 해의 소말리아가 되어 버렸다.
마침내 지난 7월 7일, 아이티의 대통령 조브넬 모이즈씨의 사저에 괴한들이 난입하여 대통령을 사살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의 배후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내용이야 뻔하다. 이 사건은 아이티의 갱단들에게 중앙 정부는 그저 경쟁하는 군벌 조직의 하나이며, 대통령은 반대 갱단의 두목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사실 아이티의 진짜 문제는 부패한 정부도, 무식하고 잔인한 갱단도, 그리고 아이티 사태를 방관하는 인근 국가도 아니다. 아이티 문제의 핵심은 바로 무지하고 무책임한 국민들이다. 정치인들이 매 번 선거 때마다 부정 선거를 밥 먹듯이 해도, 아무리 국가 재산을 해외로 빼 돌려도, 지키지도 않을 공약을 남발해도, 국가의 세금으로 터무니없는 선심을 써도, 이런 인간들을 계속 지지하고 머리를 조아리는 얼빠진 국민들이 있는 한, 아이티에는 앞으로도 아무런 희망이 없다.
독립한 이후 내내 아이티는 “지상의 지옥” 이 되어, 몇 안되는 지배 계층의 가렴주구 속에 대다수 국민들은 비참한 생활을 하는 이상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니 어쩌면,어차피 잘 되지도 않는 민주주의를 그만두고, 차라리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이웃 나라 쿠바에 병합되는 편이 아이티 국민들에게는 더 좋을 것이다. 쿠바는 정치적 자유도 없고 가난하다. 하지만 아이티에 비해 범죄도 적을 뿐만 아니라, 독재 정부가 그래도 밥은 먹여주고 게다가 교육이나 의료가 무료라고 한다. 수준이 안되는 아이티의 군중들이 민주주의 체제를 가진다는 것은 마치 돼지가 진주를 두르는 격이 아닐까? 참 딱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