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관음상 – 남태평양에서 동서양이 만나다

마리아 관음상
마리아 관음상

남태평양의 섬에서 특이한 조각을 보았습니다. 조각의 이름은 “마리아 관음 (Maria Kannon)입니다. 아마도 이 마리아 관음상 은 기독교의 성모 마리아와 불교의 관음 보살상을 합친 것처럼 보였습니다. (관련 기사: 일본 국보 “쿠다라 관음”이 말해주는 고대 역사의 비밀)그러고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태평양은 동양에 속할 까요? 아니면 서양에 속할까요?

어쩌면 남태평양은 양측의 문화와 전통이 맞부딪히는 국경과 같은 곳일지도 모릅니다. 이 곳은 특히 미국의 땅이지만,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은 없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자기 나라도 아니고 미국도 아닌 곳에서 살아갑니다. 그들은 이미 미국화되어 고유의 전통을 거의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굶주리거나 어렵게 살지 않아도 됩니다. 미국 정부가 모든 것을 책임져주니까요.

섬의 경치는 평화롭고 아름답지만 원주민들의 생활은 왠지 좌절이 엿보입니다. 이 섬은 20세기에 들어서서 주인이 몇 번이나 바뀌었고 한 때는 치열한 전쟁터가 되어 수많은 병사들과 주민들이 죽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다른 식민지들이 하나 둘 씩 독립을 할 때, 이 섬 주민들은 미국 땅으로 남는 것을 택했다고 합니다. 하기는 별 다른 수가 없었겠지요. 그래도 하와이가 독립된 주로서 대우받는 것에 비해 이 곳 주민들의 신분은 하와이보다 못합니다.  

자기들의 섬에는 이제 백인이나 중국인, 필리핀인이 원주민들보다 더 많습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더 활동적이라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원주민들은 내세울 것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대부분의 사무직은 외부인들이 차지하고 원주민들은 딱히 할 일이 없는 듯합니다. 

더욱이 서양인들이 오기 전에 있었던 섬의 역사는 아무도 모릅니다. 기록 문화가 없었으므로 선조들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지 못합니다. 그래서 남태평양의 이 섬은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는 생활은 물론 종교나 문화 모두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마리아 관음상 처럼 서양의 마리아와 동양의 관음 보살이 합쳐질 수도 있는 것인가요? 어차피 원주민들에게는 불교도 기독교도 모두 먼 나라에서 온 종교일 테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이 섬의 마리아 관음상은 어쩐지 동양과 서양의 중간에서 살아가는 이 곳 주민들의 마음을 나타낸 것 같습니다. 하긴, 기독교나 불교나 다 사람들을 위한다는 점에서 같은 목적을 가진 것일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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