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중국 정부 주석 시진핑씨가 티벳을 전격 방문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참고기사) 중국 정부의 최고위 지도층이 티벳을 방문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라 이번 방문의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쩌면 외부에서 모르는 가운데 티벳 지역의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는 것은 아닐까? 중국의 티벳 점령 문제 는 아시아의 오래된 숙제이다.
인구 360만 명의 작은 나라 티벳은 1951년까지 독립국이었지만 중국에 합병되었다. 그런 면에서 티벳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한국과 비슷한 운명이다.
우선, 대한제국처럼, 티벳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나라를 빼앗겼다. 그 뒤 티벳 정부는 어정쩡하게 목숨만 붙어 있다가 1959년 최종적으로 내 쫓겼다. 마치 대한제국과 비슷하다. 대한제국도 1910년 망한 다음 왕조가 명맥만 유지하다가 끝났다.
대한제국처럼 티벳도 1951년 이른바 “17조 협의”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쳐 강제 병합되었다. 그 뒤, 형식적으로 “자치 지역”으로 있었으나, 이 후 물밀듯 몰려오는 중국인들로 인해 지금은 오히려 중국인들이 티벳인들보다 더 많다. 마치 왜정 시대에 일본인들이 대거 한반도에 이주한 것과 같다.
중국이 강제 병합을 한 지 벌써 70년이 넘어, 이제는 티벳은 거의 중국처럼 변해버렸다. 번뜩이는 중국 공안의 눈초리에 티벳인들은 숨을 죽이며 산다. 하지만 중국은 전 세계에 티벳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자랑하고, 중국이 얼마나 티벳인들을 위해 노력해왔는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중국의 티벳 점령 문제 는 그런 변명으로 정당화되기 어려운 듯하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이미 일본이 북중국에 세웠던 만주국의 사례에서 이미 싫도록 들었다. 그 때 일본은 “얼마나 만주의 중국인들이 잘 살게 되었는지” “일본이 얼마나 만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는지”를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실제로 일본 치하에서 비적이 날뛰던 무법 천지의 만주가 제법 질서를 되찾고 경제적 발전도 이룬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인들이 만주국이나 일본의 점령을 고맙거나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걸핏하면 중국이 점령하기 전에 티벳은, 원시적이고 야만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레파토리는 일본이 이미 만주국에 대해 충분히 써먹었던 이야기이다.
일본에 의해 국토의 일부가 점령당하고 주권이 훼손되는 치욕을 겪은 중국이, 일본보다 더 잔인하게 티벳을 점령하여 통치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결국 역사에서 영원한 선이나 악은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