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나 SF 영화에서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호주 정부는 7월 30일, 인구 2백만 명의 시드니 시의 방역을 위해 군 병력을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호주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군병력을 동원 하는 것은, 호주의 방역 문제에 있어 경찰력이나 행정력만으로는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전면적인 폐쇄 (lock-down)이 실시된 지 벌써 5주가 지났지만, 시드니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주지사는 8월 말까지 폐쇄 기간을 연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지금으로서는 그 기간이 언제까지 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현지 최대 은행인 ANZ은행은 아마도 9월까지 폐쇄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는가 하면, 연말까지 현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장기간에 걸친 폐쇄 명령으로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분노 게이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폐쇄 명령에 불복종하는 시위나 모임이 증가하여 시드니는 온통 혼란에 빠져 있다. 시민들의 입장도 둘로 나뉘어 한 편에서는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조금만 더 참자고 말하고, 다른 편에서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시드니 시민들은 백신만 맞으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첫째는 백신을 맞아도 돌파 감염으로 인해, 변종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시민들이 선호하는 화이자 백신은 모자라고 시민들이 꺼려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남아돈다는 현실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미 수천 명의 경찰과 수백 명의 군인들이 시드니 시에 배치되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정부가 병력을 동원하여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지금까지 중국에서나 볼 수 있었다. 아무리 방역이 중요하다고 해도, 전시도 아닌데, 호주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군병력을 동원 하다니, 호주 정부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호주야 그럴 일이 없겠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코로나를 빌미로 권력을 강화하고 반대파를 숙청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코로나 파시즘과 민주주의) 어쩌면 앞으로 착검을 한 병사들과 탱크가 시내 곳곳에서 무서운 표정으로 시민들을 노려보는 장면이 다시 서울에서도 재연되는 것이 아닌지 두려워진다.